1.3조 마련해야 하는 최태원…지배구조 영향 우려에 SK그룹 당혹

SK㈜ 통한 사업 자회사 지배구조…주식담보대출 등 자금 마련 방법 주목 최 회장 측 "상고 통해 바로잡을 예정"…경영 활동 위축 우려도

2024-05-31     인터넷팀

'세기의 이혼'으로 불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법원이 30일 노 관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SK그룹은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법원이 노 관장의 경영 기여를 인정하며 최 회장의 SK㈜ 주식도 분할 대상으로 판단함에 따라 향후 경영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번 판결이 최 회장의 향후 경영 활동에 미칠 영향을 따지느라 분주한 분위기다.

SK그룹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입장을 내고 "재판의 과정과 결론이 지나치게 편파적인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김옥곤 이동현 부장판사)는 이날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 분할로 1조3천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2022년 12월 1심에서 위자료 1억원과 재산 분할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과 비교하면 대폭 늘어난 것으로, 그동안 알려진 재산 분할 규모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최 회장의 SK㈜ 보유 주식을 '특유 재산'으로 인정해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던 1심과 달리 2심에서는 SK㈜ 주식도 재산 분할 대상으로 인정했다.

최 회장 측이 대법원 상고를 예고한 만큼 재계 안팎에서는 당장 최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향후 SK그룹의 지배구조에는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 회장은 3월 말 기준으로 SK㈜ 지분 17.73%(1천297만5천472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주회사인 SK㈜를 통해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SK㈜는 SK텔레콤(30.57%), SK이노베이션(36.22%), SK스퀘어(30.55%), SKC(40.6%)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재판부가 재산분할 액수를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한 만큼 최 회장의 지분을 쪼개야 하는 최악의 상황까지는 피했지만, 1조원이 넘는 금액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고민도 커진 상태다.

최 회장은 3월 말 기준으로 SK㈜ 지분 외에도 SK케미칼(6만7천971주·3.21%), SK디스커버리(2만1천816주·0.12%), SK텔레콤(303주·0.00%), SK스퀘어(196주·0.00%)도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SK실트론의 지분 29.4%도 보유 중이다.

현재로는 보유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가치는 약 1조8천700억원이다. 일각에서는 SK실트론 지분 매각 등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