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포용' 목표 달성한 인뱅3사…다음 관문은

2024-05-27     이지영 기자

컨슈머타임스=이지영 기자 |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올해 1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비중 30%를 모두 넘겼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대출 비중 규제를 완화하면서 이들 모두 목표치를 쉽게 달성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당국은 다음달 이들 3사를 대상으로 설립 취지에 맞는 역할을 해왔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중간평가'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2024년 1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에서 금융당국이 제시한 목표치 30%를 넘겼다고 발표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설립 목적에 따라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을 포용하는 등 금융당국이 제시한 목표에 따르도록 돼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지난해까지 각사마다 다르게 적용했던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비중을 올해부터 일괄적으로 30%로 변경했다. 또 '말기 잔액'(말잔)을 기준으로 사용했던 것을 올해부터 '평균 잔액'(평잔) 기준으로 바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건전성을 관리하면서 안정적으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을 지속할 수 있도록 '평잔 30% 이상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중‧저신용자 대출목표를 높이는 과정에서 '말잔' 기준으로 운영이 불가피했으나, 30% 수준에 이른 만큼 안정적 관리를 위해 '말잔' 기준을 '평잔' 기준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당국은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산정에 포함시켰다. 보증부 서민금융대출의 보증한도를 초과한 대출잔액도 비중 산정에 포함시켜,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상 개인사업자 신용대출과 서민금융대출 등을 적극적으로 취급하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이번에 발표된 1분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평균잔액은 카카오뱅크가 31.6%, 케이뱅크가 33.2%, 토스뱅크가 36.3%로 3사 모두 목표한 30%를 달성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중·저신용대출 확대 목표를 달성한데 이어 중·저신용대출 잔액(개인사업자 포함, 1분기 평균 잔액 기준)이 역대 최고치인 4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누적 공급액은 11조3000억원을 넘었다. 카카오뱅크의 이같은 평잔 금액은 역대 최고 수치이자 2023년 1분기 말 잔액 3조6000억원에 비해 1조원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카카오뱅크는 앞으로도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중·저신용대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자체 개발한 '소상공인 업종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금융 정보 기반 신용도가 낮은 개인사업자들에 적극적인 신용대출을 공급을 이어간단 생각이다.

사업자의 역량과 개별 업종에 대한 정교한 평가를 위해 소상공인 업종 특화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도 지속한다. 현재 적용 중인 음식업 사업자, 서비스업 특화 모형에 이어서 이커머스 셀러 사업자를 위한 특화 모형도 개발해 적용할 계획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1분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33.2%로 전년 동기 대비 9.3%p, 지난해말 대비 4.1%p 상승했다. 올해 1분기 동안 공급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규모는 3000억원이며 지난 2017년 4월 출범 이후 올 1분기까지 공급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규모는 누적 6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케이뱅크는 올 1분기 포용금융 실천을 위해 △비상금대출 이자 캐시백 △소상공인 이자 캐시백 △영세자영업자 긴급생계비 지원 등을 실시했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정보를 활용해 CSS 고도화도 추진 중이다. 이에 인터넷은행 최초로 네이버페이와 협업해 비금융데이터 기반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지난 3월 도입했다. 이동통신 3사의 신용평가 합작사 통신대안평가준비법인이 향후 선보일 통신데이터 기반 모형 '텔코CB'도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1분기 중‧저신용자 비중 36.33%로 3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의 포용금융을 달성했다. 평균 잔액은 4.19조였다.

자체 신용평가모형인 TSS(Toss Scoring System)의 고도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상환능력이 있지만 기존 제도권에서 저평가 되어온 건전한 중‧저신용자 발굴에 적극 나서왔다는 설명이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먼저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과 햇살론뱅크를 출시하는 등 서민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우리 사회 다양한 계층을 포용하고 제1금융권의 혜택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들 3사가 1분기 '포용금융' 목표치를 달성했지만, 금융당국은 다음달 13일 금융연구원 주관으로 세미나를 열고 이들 3사에 대한 성과 평가에 들어간다.

이는 최근 소소뱅크·KCD뱅크·U뱅크(유뱅크)·더존뱅크 등이 4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들의 설립 인가 기준을 새로 마련하기로 했는데, 그 전에 기존 인뱅의 설립 취지 등을 돌아본다는 취지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목적인 은행산업 내 경쟁 촉진은 물론, 중‧저신용자 신용등급, 금융 편의성 제고 등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 보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인가를 내줬을 때 예상했던 결과가 달성됐는지, 효과는 어땠는지 등을 돌아봐야 다음 인가 정책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어서라는 설명이다.

최근들어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부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주요은행의 신규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와 인터넷은행의 평균 신용점수에 차이가 크지 않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리스크 관리 등을 이유로 시중은행과 같이 고신용자 위주로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등의 이행현황을 점검해 필요시 개선을 권고하는 등 관리‧감독을 지속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혁신성이 있는지, 새로운 고객을 발굴했는지 평가할 것"이라며 "제살깎아먹기나 기존 고객을 뺏는 방식이었다면 금융당국이 표방하는 경쟁 활성화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