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건축 첫 타자' 하반기 선정…넘어야 할 산은

2024-05-28     김유영 기자
1기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 기준과 착공 예상 시기가 발표되면서 일대 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선도지구로 선정되면 절차 간소화, 용적률 상향, 용도지역 변경 등의 혜택도 주어짐에 따라 지역주민들의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부동산·건설경기 악화와 공사비 증가로 사업성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지별 사업성 여부에 따라 진행 속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조합원의 적극적인 동의 여부 및 분담금 부담 여력은 사업 순항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2일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 선정계획'을 통해 선도지구 범위와 규모, 선정기준 등을 발표했다.

선도지구는 분당 8000호, 일산 6000호, 평촌 4000호, 중동 4000호, 산본 4000호 등 총 2만6000가구 규모다. 신도시별 1~2 곳을 추가 선정할 수 있어 최대 3만9000가구까지 될 전망이다.

오는 6월말 공모를 시작으로 9월 선도지구 선정 제안서 접수, 10월 평가 및 국토부 협의를 거쳐 11월에 지방자치단체가 선도지구를 최종 선정한다.

선도지구로 선정되면 곧바로 특별정비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2025년 특별정비구역 지정, 2026년 시행계획 및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을 거쳐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성남 분당, 고양 일산 등에서는 선도지구 가능성이 높은 아파트들이 호가가 상승 중이다. 분당 서현동에 위치한 '시범한양'(2419가구)은 전용 134㎡이 현재 17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으며, 최대 19억5000만원까지 올려 내놓은 매물도 나왔다. 이는 이달 체결된 실거래가 15억원(7층) 보다 2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 외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마을(동아) 1단지', '후곡마을 10단지' 등 호가가 3000만원 정도 올랐다.

분당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선도지구 지정 소식이 들린 후 확실히 문의가 많아졌다. 집주인들도 집값을 조금씩 올려 매물을 내놓고 있다. 다만 실제 매매계약이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는 구체적인 내용과 시기를 바탕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되면 좋겠지만 3년 안에 이주가 마무리 돼 첫 삽을 뜰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고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조합원의 적극적인 동의 여부와 각 세대들이 재건축 분담금을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에는 주민 동의 여부가 60점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실제로 선도지구 지정을 원하는 단지에서는 배점이 가장 높은 주민 동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또한 이주로 인한 전세시장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역 주택 수급 동향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올해 하반기 중 구체적인 이주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나온 계획대로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돼 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순 있겠지만, 당장 3년 후에 착공이 들어갈 수는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라며 "불확실성에 기대어 무분별한 재개발, 재건축 투자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