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2024-05-26     전은정 기자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위해 인센티브 구조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과 거래소의 인센티브 지원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기업 밸류업, 자본시장 레벨업'이란 주제로 향후 거래소의 핵심전략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보유한 자산의 가치보다 주가가 낮게 형성된 기업들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인 기업들의 가치 제고 움직임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정 이사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확정 발표했다. 이를 위한 4대 핵심전략으로 △기업 밸류업 지원 △공정한 자산운용 기회 확대 △자본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자본시장 마케팅․소통 강화 등을 제시했다.

그에게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계획과 해외 시장에서의 반응, 밸류업 전담 부서 신설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업 자체의 노력과 성공적인 투자,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기업에 대해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다시 규제의 요인들이 도입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인센티브를 구조를 도입하여 기업의 자율성에 입각하여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것입니다. 금융당국의 세제 인센티브 외에도 거래소의 연금공시 지원 등을 준비 중이며 당국과도 협의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고 기업들에게 참여 유도 필요한부분이 있다고 판단하면 좀 더 검토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어떤가요?

==최근 우리나라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일본, 중국 등을 비교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순수하게 자율성 기반으로 합니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인센티브 구조 추가하였습니다. 중국은 강제적으로 규제를 도입할 여지가 있다고 평가합니다.

우리는 자율성에 입각한 인센티브 구조 문화로 정착해 나가자는 생각입니다. 투자자들로 구성된 마켓 프레셔와 동료들로 이뤄진 피어프레셔를 통한 자율성에 입각하여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어떤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율적인 판단에 맞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Q. 밸류업에 대한 해외시장의 반응은 어떤가요?

==저희는 얼마 전 일본과 뉴욕의 프로모션을 위해 기업설명회(IR)를 다녀왔습니다. 많은 기관 투자가들이 한국시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구체적인 설명을 하자면 현재 중국에 투자한 자금들이 회수 중에 있습니다. 이 자금들을 아시아에 투자하기 위한 과정에서 한국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있었습니다.

일본은 지난 1분기 동안 밸류업 프로그램 등 여러 요인으로 주가 상승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외국 투자자들의 자금이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에서부터 회수되는 자금들이 한국에 투자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 밸류업 프로그램입니다.

Q. 해외시장에서는 어떤 점에 관심을 보였나요?

==해외시장에서는 한국의 기업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신뢰를 가지고 투자를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저희는 추진하고 있는 여러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했고 인센티브 중심의 밸류업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국정부의 세제 지원, 거래소 자체적인 지원 등을 통해 밸류업을 유도해 나가는 방안은 일본과 비교해 봤을 때 어느 정도의 차별성이 있다고 평가하는 것 같았습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잘 추진된다면 정확한 정보와 투명한 투자, 의사결정 등을 통해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국과 일본에서 IR을 진행한 후 홍콩과 싱가폴에서도 대한민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국의 책임있는 당국자들이 와서 설명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추가적인 해외 IR을 고려중입니다. 시기를 조율하여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 실시를 할 생각입니다.

Q. 미래사업본부에 대한 신설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해외 주요 거래소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수익모델이 시장에서의 위탁매매 거래중개 수익에 머물지 않고 다양함을 추구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대체거래소(ATS)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위탁매매수수료 중개 등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것이 더 필요해 진 상황이라고 판단합니다.

미래사업본부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나 인덱스 사업 등에서 추가적인 수익원을 찾기 위해 신설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 부서는 본부 단위로 승격하여 현재의 수익원을 중개수수료 수준에서 추가적인 새로운 수익원 발굴 동력이 되게 할 계획입니다. 미래사업본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정관개정 등에 대한 절차를 정책당국과 협의할 것입니다.

◆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정 이사장은 금융과 경제 정책 분야에서 전문성이 높은 관료 출신이다. 1961년 경상북도 청송에서 태어났으며 대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96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성했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차관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사무처장·부위원장 등을 거쳐 금융감독원장을 역임했다. 올해 초 제8대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