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강나연 태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인천에 F1 유치 총력…국익 증진에 기여하고파"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인천광역시의 포뮬러 원(F1) 그랑프리 대회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기업인이 있어 화제다. 강나연 태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F1은 포뮬러 자동차 경기다.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행사다. 공식 명칭은 'FIA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십(FIA 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 매년 21개 국 24개 도시를 순회하며 열린다.
태화홀딩스는 에너지·철강 무역회사다. F1과 접점이 없어 보이는 이 회사 대표가 F1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배경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종로의 집무실에서 만난 강 회장의 표정에는 굳은 의지가 느껴졌다. 그에게서 F1 유치와 관련해 배경 스토리를 들어봤다.
Q. 태화홀딩스는 어떤 기업인가요.
== 저희 회사는 러시아, 인도네시아, 호주 등으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해 아시아 시장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석탄, 펫콕, 합금철 등을 수입해 공급합니다. 현대제철, 포스코, 한국서부발전(주) 등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태화홀딩스는 지난해 337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Q. F1과 인연을 맺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 F1 이야기에 앞서 저의 가족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제 남편 니콜라 셰노(프랑스인)의 집안과 연관이 있습니다. F1은 지난 2022년 작고하신 시아버지 앙리 셰노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됐습니다. 그는 생전에 저에게 F1팀 구단주였던 친구 플라비오 브리아토레 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이때부터 F1과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Q. F1 유치전에 뛰어든 배경은.
== 국제적으로 큰 이벤트인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월드컵 등은 이미 2030년대 중반까지 개최지가 결정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향후 10년 이내에 우리나라가 세계적 메인이벤트와 인연을 맺기가 어려운 환경입니다. 이처럼 메인이벤트 공백기를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 F1을 이르면 2026년 또는 2027년 인천광역시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F1은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행사입니다. 이런 대회를 가져온다면 국익 증진에 기여할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유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미 전라남도가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영암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당시 대회는 교통 문제와 숙박 시설 미비 논란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인천 F1을 개최할수 있다면 이번 대회를 통해 'F1 역사상 최악의 대회 개최지'라는 오명을 벗어보고자 하는 마음도 컸었습니다.
그동안 인천 F1 그랑프리 개최를 추진해오면서 수많은 오해가 있었습니다. 태화홀딩스가 'F1 주관사 아니냐'는 말도 그 중 하나입니다. 회사는 F1 유치와는 무관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사심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F1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국익과 연결되는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Q. 구체적으로 F1 유치가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되나요.
== 국익을 논하기 위해선 F1의 인기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알아야합니다. F1은 영국 프리미어리그(PL), 미국 미식축구리그(NFL),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보다 많은 글로벌 팬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250여 곳에서 중계가 이뤄지고 레이스당 평균 20만명에 육박하는 인파가 방문합니다.
실제로 F1 인천 유치가 성공한다면 이로 인한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봅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F1 그랑프리가 개최된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직접관람을 위해 찾아온 관광객만 31만명이 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1조6000억원(추산)의 경제적 효과를 냈습니다.
대회가 유치될 경우 F1 인천 그랑프리는 전용 경기장이 아닌 도심 레이스로 치러질 전망입니다. 경주용 경기장을 새롭게 신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성 확보에 유리합니다. 또 국내외 대기업들과의 연계 효과도 기대됩니다. 한국GM,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등 자동차 부품 기업은 물론 삼표시멘트 등에서 원부자재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인천 F1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 접근성 측면에서 인천은 세계 최고의 지역 중 하나입니다. 글로벌 허브 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이 핵심입니다. 공항에서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또 회의장, 연회장, 숙박 시설 등의 필요 시설이 완벽하게 구비돼 있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여기에 더해 인천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송도 골프장 '프레지던츠컵' 개최 등의 스포츠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습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겸비된 최적의 장소가 인천입니다.
Q. F1 유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 그동안 F1 그룹과 인천시 양측의 업무협의가 긴밀하게 이뤄지도록 가교 역할을 했습니다. 통상 F1 유치를 위해서는 대통령, 국무총리 등이 F1 관계자들과 만나 합의하고 이후 F1 측에서 개최 지역 단체장 등과 협의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하지만 저는 F1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바탕으로 스테파노 도미니칼리 F1 그룹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컨택해 인천 F1 유치를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루이스 영 F1 프로모션 이사, F1 서킷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아르노 자펠리 드로모 CEO 등을 인천에 초대해 깊이있는 협조가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Q. F1 유치가 태화홀딩스엔 어떤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시는지요.
== 기업의 수익적인 측면에서는 직접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인지도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이 결국에는 태화홀딩스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전 세계 기업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회사로서 접근하는 것보다는 '아 대한민국 인천에 F1 유치했던 기업'이라는 타이틀은 향후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데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Q. F1 유치전이 치열하다고 들었습니다.
==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도시들이 F1 유치를 위해 줄을 서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뿐 아니라 태국, 말레이시아, 스페인 등도 유치전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F1 그랑프리는 개최 도시의 경제적 가치는 물론 홍보 등 무형적 가치 상승을 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제공해 왔기 때문입니다. 인천에서 F1이 유치돼 도시 잠재력을 꽃 피우길 기대합니다.
아울러 한국은 글로벌 3위 자동차 생산국입니다. 이런 나라에서 국제 모터스포츠인 F1을 성공적으로 유치해 국가 위상을 드높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거기에 제가 작게나마 일조하고 싶습니다.
◆ 강나연 태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강나연 태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어린 시절 영국 유학길에 올라 Cobham Hall School, 런던 리젠트(Regent's UK) 비즈니스 스쿨(Regent's Business School) 석사 과정을 마쳤다. 유학 과정에서 영어, 러시아어, 불어 등을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2013년 글로벌 시장에서 에너지 자원 공급처를 발굴하는 태화홀딩스를 설립했다. 현재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이사회 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