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부진' LG유플러스, '비통신' 강화로 반등 모색
'IDC·AICC' 등 B2B 사업 확장…'전기차 충전' 시장 공략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LG유플러스가 고민에 빠졌다. 마케팅 비용 상승 등의 여파로 올해 1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주력인 통신 사업의 성장 정체가 이어지며 향후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통신업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인공지능컨택센터(AICC), 전기차 충전 등 '비(非)통신' 사업 강화로 실적 반등을 꾀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올 1분기 220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1% 감소한 수치다.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이 줄어든 데 대해 "신규 통합 전산망 구축으로 인한 비용 반영과 휴대폰 판매량 증가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지난해 AI 기술 적용이 용이하고 보안이 한층 강화된 차세대 통합 전산 시스템을 개발·적용한 바 있다.
문제는 향후 실적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핵심 사업인 모바일 부문 매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이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이유로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중간요금제와 5G 요금제 최저구간 신설 등 지속적인 요금 인하 압박을 가하며 모바일 사업이 정체됐다"며 "이미 성숙한 시장인 데 더해 인구 감소 등의 여파로 모바일 사업은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LG유플러스가 꺼내든 카드는 AICC, IDC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의 확장이다. 그동안 쌓아온 AI 역량을 바탕으로 해당 사업에 AI 중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AX)을 속도감 있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AICC는 AI를 활용한 지능형 고객센터다. 음성엔진, 음성인식, 문장분석 등 각종 AI 기술을 적용해 상담원 연결을 위한 대기시간 없이 AI챗봇, 콜봇을 통해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우선 LG유플러스는 AICC에 자체 개발한 AI 기술인 '익시(ixi)' 기반 챗 에이전트를 탑재한다. 아울러 대형언어모델(LLM) 익시젠(ixi-GEN)을 적용,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IDC 사업 강화에도 속도를 낸다. 최근 기업들의 생성형 AI 도입 확대와 서버 안정성 및 보안 강화를 위해 데이터를 중복 저장하는 '서버 이중화' 방식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면서 IDC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최근 파주 IDC 부지 매입을 결정했다. 이곳엔 신규 하이퍼스케일급 IDC가 들어선다. 하이퍼스케일급 규모란 서버 10만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데이터 센터를 말한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최고리스크책임자(CRO) 전무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파주 IDC를 초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운영과 관리에 최적화된 국내 대표 AI 데이터센터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AICC, IDC 등이 고성장이 예견돼 있다는 점에서 해당 사업 강화 전략은 LG유플러스의 실적 개선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AICC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23.7%에 달한다.
아울러 시장조사전문기업 시너지리서치그룹은 지난 2020년 5조원 수준이던 데이터센터 산업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15.9%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유플러스는 전기차 충전 시장 공략 의지도 내비쳤다.
김지훈 LG유플러스 최고전략책임자(CSO) 상무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건설사와 협업을 통해 공간이 부족한 곳에 설치가 가능한 천정형 충전기 개발 인증을 완료해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며 "차세대 서비스로는 '플러그앤 차지', 즉 전기차에 충전기를 연결하면 결제까지 자동으로 이뤄지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모빌리티와의 JV(합작법인) 설립과 관련해서는 공정위로부터 기업결합심사가 마무리돼 법인 설립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