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합병 임박' 대한항공…연내 '메가캐리어' 탄생 기대감↑

EU·美 기업합병 심사만 남아…"승인,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 경쟁당국 승인 완료 후 올해 안까지 지분 인수에 속도 낼 방침

2024-02-02     이미현 기자
사진제공=대한항공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대한항공이 5년 동안 추진해 오던 아시아나항공과의 인수합병이 유럽연합(EU)과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을 남겨놓으면서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연내 각 경쟁당국 승인이 완료되면 올해 안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1.5조원 규모)에 참여해 지분을 인수하는데 속도를 낼 방침이다.

대한항공 측은 EU와 미국 경쟁당국의 기업합병 승인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는 만큼 실제 대한항공이 메가 케리어(초대형 항공사)로 탄생해 글로벌 항공사와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월 31일 필수 신고국가인 일본의 경쟁당국인 공정취인위원회(JFTC)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된 기업결합 승인을 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12개국에서 승인을 완료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일본 경쟁당국에 설명자료를 제출하고 경제분석 및 시장조사를 진행해 같은 해 8월 신고서 초안을 제출했다. 이후 오랜 기간 동안 폭 넓은 시정조치를 사전 협의해온 바 있다.

다만 일본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까지 결합할 경우 한-일 노선에서 시장점유율이 증가한다"고 지적하며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노선들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일본 경쟁당국과 면밀한 협의를 거쳐 결합할 항공사들의 운항이 겹쳤던 한-일 여객노선 12개 중 경쟁제한 우려가 없는 5개 노선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서울발 4개 노선(서울-오사카·삿포로·나고야·후쿠오카)과 부산발 3개 노선(부산-오사카·삿포로·후쿠오카)에 국적 저비용 항공사를 비롯해 진입항공사(Remedy Taker)들이 해당 구간 운항을 위해 요청할 경우 슬롯을 일부 양도하기로 했다.

일본 경쟁당국은 한일 화물노선에 대해서도 경쟁제한 우려를 표명했으나,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 부문의 매각 결정에 따라 '일본발 한국행 일부 노선에 대한 화물공급 사용계약 체결(BSA, Block Space Agreement)'외에는 별다른 시정조치를 요구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 부문의 매각은 남아 있는 모든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고,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에 진행된다.

대한항공은 이번 일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결정이 다른 필수 신고국가의 승인보다도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대한민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곳이면서 동북아 허브 공항 지위을 두고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듯 첨예한 사안이 걸려 있는 일본 경쟁당국에서조차 양사의 결합을 승인했기 때문에 이번 일본의 승인이 남아 있는 미국과 EU의 승인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을 기점으로 EU,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의에 박차를 가해 조속한 시일 내에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EU 심사 결과는 이달 안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EU는 합병 승인을 위한 대한항공이 보유한 자사 14개 유럽 노선 중 4개의 노선을 반납하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매각을 조건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각각 대응책으로 유럽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는 제주항공에 인수 제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미국 심사가 까다로울 것으로 보고 있지만 대한항공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입장이다. 

미국 법무부(DOJ)는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미주노선 13개 중 샌프란시스코와 호놀룰루, 뉴욕, LA, 시애틀 등 5개 노선에서 독점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여객노선 독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유 기재와 조종사, 승무원을 에어프레이미아에 넘기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을 위해 2021년 1월 14일 이후 총 14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일본을 포함해 12개국은 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한 바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성공할 경우 향후 2년간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운영하며 통합 작업이 진행된다.

대한항공은 통합 항공사 출범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단 입장이다. 통합을 계기로 국내 항공사로써 최초로 글로벌 항공사 10위권 내 진입하게 되면서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는 통합 이후 규모의 경제로 항공기 티켓 가격이 낮아져서 글로벌 항공사와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고 수익성이 개선되고 투자로 이어지면서 항공안전 향상, 서비스품질 제고 등 전반적 소비자의 효익이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게 되면 스케줄은 합리적으로 재배치되고 여유 기재는 새로운 취항지에 투입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보다 더 넓은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양사가 통합되면 부문별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인력을 운영할 방침이다. 양사의 노동조합과도 잘 협의해 단체협약을 무리 없이 승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우선 유럽의 경우 시정 조치안은 제출한 상황이고 결과를 기다리면서 중간중간 계속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 승인의 경우 필요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양사 기업결합이 성공하면 노선망, 항공기, 공급규모 등도 타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