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 청신호…시너지는
제주항공 2022년 화물사업 본격 진출...2대 화물기 운용 1조원 규모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로 사업 확대 목표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사실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조건부 합병 승인 결정을 내림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입찰에 참여한 제주항공의 화물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제주항공이 단독후보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품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에 단독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후보로 에어인천,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도 함께 거론됐지만 입찰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2년 채 되지 않은 제주항공의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은 알짜배기 차세대 먹거리다.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인수할 경우 1조원 매출 규모로 단숨에 몸집을 확장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은 꾸준히 연 1조원 안팍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당시 2020년~2022년 여객사업 부문이 입은 타격을 화물사업이 전체 사업부 매출의 70% 수준인 연매출 3조원까지 끌어올리며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지난해 기준 자체 보유 화물기 8대, 리스 화물기 3대 등 총 11대의 화물기를 운용 중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현재 화물전용기 2대를 운용 중이다. 화물 1·2호기의 기종은 현재 운용 중인 여객기와 같은 B737-800BCF다. 제주항공은 2022년 6월 화물전용기 1호기를 도입하면서 화물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국내 LCC 업계가 화물 전용기 운항을 시작한 건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제주항공은 2023년 12월 화물 2호기를 추가 도입했다.
제주항공이 화물사업을 시작한 배경은 먹거리 다각화에 있다. 제주항공은 현재 화물운송 매출이 전체 매출의 2∼3% 수준에 불과하지만 화물 수송량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등 화물사업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화물 전용기 도입을 시작한 2022년 3분기 기준 2925톤을 수송한데 이어 2023년 3분기에는 전년 대비 60% 증가한 4690톤을 수송했고 2023년 3분기 공시기준 화물사업 부문 247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품을 경우 제주항공의 화물 사업 확장에 날개가 붙는 셈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여객 운송에만 집중 되어있는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한 일환 중 하나로 화물사업을 시작한 것"이라며 "화물기 추가 도입계획은 아직 없고 작년 말까지 확보한 1, 2호기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와 관련해선 "작년에 2호기를 도입한 건 아시아나 화물 매각 이슈와는 관계없다"면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 조건과 향후 인수 후 사업방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제주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몸값은 5000억원~7000억원으로 여기에 화물사업부 관련 1조원 가량 부채도 떠안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투자자(FI)와 손을 잡거나 모회사인 애경그룹이 지원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제주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 향방은 EU는 심사 마감 기한 2월 14일 이후와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결과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