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국내 주얼리 시장 '돌풍' 예고

2023-10-10     남유리 기자

컨슈머타임스=남유리 기자 |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국내 주얼리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캐럿에 100만원대라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소비자를 공략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랩그로운(Lab-Grown) 다이아몬드는 연구실에서 다이아몬드 씨앗을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키워낸 다이아몬드를 말한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적·화학적·광학적으로 100% 동일하지만 가격은 20~40% 수준이다.

글로벌 파인주얼리 시장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 업체인 '드비어스'가 2018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인 '라이트박스'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 6월 예물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는 드비어스의 랩그로운 다이어아몬드 예물 시장 진출에 주목하고 있다. 라이트박스 론칭 당시 드비어스는 주력하는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과 상충된다는 이유로 예물 시장에는 진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조 변화를 두고 다이아몬드 세대교체가 눈앞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천연 다이아몬드의 입지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글로벌 다이아몬드 거래소 IDEX에 따르면 글로벌 다이아몬드의 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 158대에서 올해 9월 111대로 꾸준히 감소했다. 지난 1년간 천연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은 40% 급락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크게 주목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월드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랜드그룹의 주얼리·테마파크 계열사 이월드는 이미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운영 전략을 변경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전문 브랜드 '더그레이스런던'을 통해 백화점 고객을 공략하고, 대표브랜드 '로이드'를 통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대중화를 견인하고 있다.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더그레이스런던'이 주관한 VIP 초청행사에서 2시간동안 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 주얼리 브랜드에서 진행한 VIP 초청행사에서 전례 없던 기록이다. 브랜드 론칭 3개월 만에 롯데백화점 본점에도 입점하는 등 국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로이드의 경우, 8월 15일부터 랩그로운 1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를 100만원에 판매했다. 최소 500만원부터 시작하는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의 1/5정도로 다이아몬드 반지를 판매한 것이다. 로이드의 1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는 3주 만에 1000개를 판매됐다. 이에 힘입어 올해 로이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매출은 전년대비 17배가량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다이아몬드의 대중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생산과정도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이라는 점에서다. 채굴 시 환경오염 유발 물질이 발생하고, 노동착취 등 비윤리적 행위 문제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천연 다이아몬드와 달리,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토양 오염이나 탄소 배출은 거의 없어 최근 소비 트렌드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도 시장 선점에 잰걸음이다. 더그레이스런던은 롯데백화점 본점 입점을 시작으로 면세점으로 고객접점을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로이드는 국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을 정조준해 2캐럿 다이아몬드까지 상품군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비용적으로 이점이 있어 기존보다 큰 사이즈의 다이아몬드를 구매하는 고객이 많다"며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러 브랜드를 통해 제품을 선보여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