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대안집 '코리빙 하우스' 차별화 전략 통했나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1인 가구 천만 시대다. 주거트렌드 역시 1인의 입맛에 맞춰 변화되고 있다. MZ 대학생들은 물론이고 사회초년생, 자립한 직장인, 액티브 시니어까지 다양한 '세대(世代)'의 1인 '세대(世帶)'들이 한 지붕 아래 살게 됐다. '코리빙(Co-Living) 하우스' 안에서 말이다.
행정안전부 8월 주민등록 인구현황에 따르면 전체 가구 2388만 8954가구 가운데 1인 가구가 991만 894가구로 전체의 약 41.5%를 차지했다.
'코리빙 하우스'는 한 건물에 개인이 사는 공간이 있고 여럿이 함께 쓰는 공간이 있는 공유 주거 형태를 말한다. 사실 낯선 개념은 아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정으로 주인집에 딸린 셋방이나 하숙집, 고시원, 다가구 주택에서 모여 살았다. 하지만 다양해진 1인 가구의 니즈를 만족시키기엔 부족했다. 획일적인 원룸에서 벗어나 높은 수준의 주거 서비스와 함께 산다는 안정감이 있는 '코리빙 하우스'가 각광을 받는 이유다.
이러한 주거 모델은 공용공간에서 프리미엄 서비스와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통이 편리한 입지,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도 필수다. 사생활 보호가 가능한 개인룸을 가지는 동시에 주방, 세탁실, 미팅룸, 파티장, 헬스장, 영화관 등 같이 써도 되는 커뮤니티 공간이 있어 업무와 취미를 공유하고 친목까지 쌓을 수 있다.
올 초 건축법 시행령이 일부 개정됨에 따라 코리빙 하우스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코리빙 하우스는 건축법상 '임대형 기숙사'로 구분되는데 종전에 학교나 공장에서만 운영할 수 있었다. 바뀐 법에 따라 이제는 민간임대 주택사업자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도심의 유휴 부지나 건물 전체를 활용해 개발 및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 게다가 '임대형 기숙사'는 주차공간이 200제곱미터당 1대여서 주거용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보다 훨씬 유리하고 연면적 제한도 없어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매력적인 임대상품으로 꼽힌다.
코리빙 하우스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운영 중인 두 곳이 있다. 종합 부동산 기업 SK DND의 '에피소드'와 부동산 임팩트 디벨로퍼 MGRV의 '맹그로브'다. 에피소드는 현재 성수, 강남, 신촌, 수유 등에 위치해 있다. SK DND는 각 지역의 인구학적, 사회문화적 특징 등을 반영해 각기 다른 컨셉으로 공간과 서비스를 기획했다. 현재 총 3800세대가 운영중이다. 국내 최대 규모다.
월 임대료의 경우 각 지점 인근 시세, 룸 타입 및 보증금 설정에 따라 40만 원 대('에피소드 수유' 원룸형)부터 400만 원 중반대('에피소드 강남' 투룸형)까지 다양하다. 보증금은 500만원부터 5000만원까지 거주 기간 및 룸 타입에 따라 상이하다.
에피소드는 계속 성장할 전망이다. 2024년에는 에피소드 용산, 2025년에는 에피소드 신촌 2를, 2027년에는 에피소드 온수를 준공할 예정이다. 당사는 향후 3년내 서울 시내 5만 세대의 주거 클러스터 형성을 계획하고 있다.
에피소드의 특징은 가구, 가전 제품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며 짐보관도 가능하다. 입주민 및 지역 주민과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에는 와인·쿠킹클래스, 운동, 공연, 워크샵 등을 운영해 일상 생활에 필요한 사항들을 전문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에피소드 앱을 통해 모든 서비스와 컨텐츠 확인이 가능하다.
맹그로브는 지점별로 보증금의 경우 300만원~500만원이다. 숭인 지점은 월 55만원부터 시작하며 신촌은 월 120만원 수준으로 다양하다.
MGRV는 현재 맹그로브 고성에 이어 워크앤스테이 2호점으로 제주를 포함해 국내 다양한 휴양지를 검토 중이다. 또한, 서울 은평에서 시니어를 위한 코리빙 지점에 선보일 예정이며 2026년 준공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맹그로브의 강점은 웰니스 커뮤니티 프로그램인 'MSC(Mangrove Social Club)'이다. 맹그로브 입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몸과 마음의 충전, 일상의 모험, 영감 받는 삶, 의미 있는 변화 네 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으며 온/오프라인으로 운영된다.
매달 각 테마에 따라 새롭게 구성되며 싱잉볼 명상, 요가, 자전거 라이딩, 북토크, 제철 음식 다이닝 등 다양하다. 프로그램 형태 및 규모에 따라 다른 지점에서 열리는 다른 소셜 클럽에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게다가 맹그로브 입주민이 직접 MSC를 기획해 운영할 수 있다.
임대주택 업계 전문가는 "코리빙 하우스가 건축법 개정에 따라 사업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좋아졌고 향후 공급량도 대폭 확대될 것"이라면서 "지점별로 공실률 상태가 상이하고 현재 우리나라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에 가깝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