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불 지핀 전기차 '가격 경쟁'…소비자는 웃는다

2023-08-07     이찬우 기자
테슬라

컨슈머타임스=이찬우 기자 | 자동차 브랜드마다 전기차가 쏟아져 나오면서 치열한 가격 경쟁이 시작됐다. 파죽지세였던 전기차 판매량이 잠시 꺾이자 업계는 수익성을 포기하면서까지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웃고 있다.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탓에 각 지자체 보조금이 남아도는데 차량 가격까지 저렴해지고 있어서다. 

가격경쟁은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촉발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모델 Y 후륜구동 모델을 5699만원에 내놨다. 

이에 업계선 전기차 보조금 100% 기준인 5700만원에 맞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각 기업들이 저렴한 전기차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해 차량 가격을 대폭 낮췄다. 모델Y 후륜구동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되고,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들어간다.  

모델 Y는 지난 1분기 전기차 최초로 내연기관차를 제치고 세계 판매량 1위를 달성한 차량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23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보조금 지원과 현재 테슬라에서 진행하고 있는 할인 혜택까지 적용 받으면 4000만원 후반에서 5000만원 초반에 구매 가능하다. 

이처럼 콧대 높은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이 먼저 가격 경쟁에 뛰어들자 다른 완성차 브랜드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첫 순수전기차 'ID.4'를 안착시킨 데 이어, 올해는 필수적인 안전 편의사양과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신규 트림 '프로 라이트'를 추가했다. 

ID.4 프로 라이트 트림의 경우도 5690만원에 출시될 예정으로, 40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전기차 가격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수익성을 일부 양보하더라도 시장점유율을 지키는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비정상적 시점을 정면 돌파해야 할 것"이고 말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던 소비자들의 마음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전기차 보조금이 소진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보조금이 남아 있는 상황인데 저렴한 전기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더불어 오는 9월 KG 모빌리티의 토레스 EVX, 기아 레이 EV 등 보조금 포함 30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수입차 업체들이 가격을 낮추거나 보조금 요건에 충족하는 신차를 많이 내는 만큼, 판매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