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주가, 여전히 바닥…국민주 열풍 '무색'
주가 2년여 만에 70% 급락…시총 10계단 추락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카카오(대표 홍은택) 주가가 5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우리 증시는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지만 카카오는 여전히 저점에 머물러 있다.
카카오는 지난 2021년 6월 '국민주'로 불리며 17만원을 넘어섰지만 12일 5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주가는 2년여 만에 70%나 급락했고, 시가총액 순위는 3위에서 13위로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총 상위주가 대거 오르며 코스피가 2600선을 넘어선 것과 대조적이다.
카카오는 톡비즈 부문을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었다. 톡비즈는 카카오톡 서비스를 기반으로 광고주 목적에 따라 상품·서비스를 노출하거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광고 상품이다.
하지만 정부의 플랫폼 규제로 인해 타격을 받았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미용실, 네일숍, 영어교육, 스크린골프 등 전방위로 사업을 넓히려고 했지만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카카오는 논란이 있는 사업에서 철수하고 소상공인 지원 상생안을 내놨지만 주가는 반등하지 못했다.
경영진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먹튀' 논란도 주가를 끌어 내렸다. 당시 카카오의 공동대표 내정자였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주식을 대거 매도하며 논란이 일었다. 카카오페이 상장 약 한 달 후인 2021년 12월 류 대표를 포함한 임원 8명은 카카오페이 주식 900억원 어치를 블록딜(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류 대표는 23만주를 20만4017원에 팔아 469억원을 현금화했다. 무책임한 스톡옵션 행사 이후 카카오 주가는 10만원대 밑으로 떨어졌으며 계열사 주가도 하락했다. 스톡옵션은 회사가 성장에 기여한 조직원에게 부여하는 정당한 보상으로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것은 해당 임직원의 권리다. 다만 상장 직후 8명의 경영진이 한꺼번에 대규모 물량을 매도하면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을 면치 못했다.
문제는 향후 주가 반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는 점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오픈채팅과 친구탭 개편, 메시지형 광고 BM(수익형모델) 변화를 통한 중소상공인 확대 전략을 통해 톡비즈 매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면서도 "대부분 광고 매출이 배너광고 형식인 DA(Display Ad)이기 때문에 유의미한 실적 개선이 이뤄지려면 경기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안 좋으면 톡비즈 광고 매출의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로 하락할 것"이라며 "기존 신사업의 수익성도 더디게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비용 증가도 고려해야 한다. 카카오는 올 하반기 한국형 언어모델인 '코지피티(KoGPT) 2.0'을 선보일 예정이다. 코지피티 2.0은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고 AI를 활용한 버티컬(특정분야 전문) 서비스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관련 투자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카카오의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상반기 중 메시지 기반의 AI 챗봇 서비스를 테스트한 후 모델을 고도화해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