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대목 앞두고 '소비전력 절감' 경쟁 본격화

2023-05-23     김윤호 기자
삼성전자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대목인 여름철을 앞두고 가전업계의 '소비전력 절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기 요금의 잇단 인상에 시름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제품을 속속 내놓는 한편,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고효율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전기 요금이 지난 16일부터 kWh당 8원 올랐다. 앞서 지난 1분기 13.1원 오른데 이어 추가 인상됐다. 정부는 4인 가구의 월 평균 전력 사용량을 332㎾h로 계산했을 때 가구당 매월 요금은 월 3000원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선 연이은 전기 요금의 인상에 에너지 소비효율부터 따지는 '체크슈머(Checksumer)'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체크슈머란 제품 구매 이전에 제품 성분과 원재료 확인은 물론, 제품 리뷰(후기)까지 꼼꼼히 검색한 뒤 제품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전기 요금 부담에 따라 가전제품 구매 시 소비전력을 줄인 제품인지 여부도 구매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가전업계에서는 에어컨, 냉장고 등 여름철 수요가 높은 가전을 중심으로 에너지 효율 등급이 높은 신제품을 앞세운 홍보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이사 한종희·경계현)는 올해 에너지 효율성을 강화한 비스포크 김치플러스 4도어 제품 27종을 비롯해 3도어 제품 15종, 1도어 제품 11종, 뚜껑형 제품 17종 등 총 70종의 신제품을 출시한다.

4도어 신제품 중 10개 모델은 에너지 고효율 기술을 적용해 올 5월부터 상향 조정된 김치냉장고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 1등급을 획득했다. 3도어와 1도어, 뚜껑형을 포함하면 1등급 제품은 총 40개 모델에 달한다. 최대 용량인 586리터 제품은 1등급 최저 기준보다 에너지 효율이 약 10% 더 우수한 '고효율 에너지 절감' 모델도 선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냉장고의 핵심 부품인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와 냉각 사이클을 운전 조건에 따라 효율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며 "고성능 진공 단열재를 업그레이드해 단열 성능을 향상하는 등 에너지 사용량을 저감하는 기술도 대거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비스포크 무풍 시스템에어컨 인피니트 라인(Infinite Line)'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제품 소구 포인트로 소비전력을 최대 20%까지 절감해주는 'AI 절약 모드' 기능이 적용됐다는 점을 꼽았다.

LG전자(대표이사 조주완·배두용)는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냉장고 신제품 27종을 출시한다. 신제품 27개 모델 중 13개 모델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이다.

신제품에는 냉장고 도어를 틈새가 없도록 부드럽게 닫아주는 '오토 클로징' 기능도 탑재됐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이 냉장고 상단 도어를 닫히기 직전까지만 밀면 큰 소리나 충격 없이 도어가 자동으로 부드럽게 닫힌다"며 "이를 통해 문이 덜 닫혀 전기 사용량이 늘고 음식이 상할 수 있는 부분까지 예방한다"고 말했다.

올 초 출시된 LG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에어컨 럭셔리 제품에는 레이더 센서가 적용됐다. 레이더가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거실에 사람이 없으면 절전상태로 바꿔 최대 72%까지 소비 전력을 낮추는 식이다.

전기세 절감 효과가 있는 저전력·고효율 가전에 대한 장점이 그려진 광고도 눈에 띈다. 가전업계는 에너지 효율을 높인 제품 출시 외에도 마케팅적인 측면까지 소비 전력을 낮춘 가전제품을 부각하기 위해 손을 뻗친 모습이다.

신일전자(대표이사 정윤석)는 최근 신규 광고 영상 '전기세 스크루지'를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했다. 치솟는 전기세로 걱정하는 고객 심리를 짠돌이의 면모를 보여주는 스크루지를 통해 대변하기 위해 기획됐다. 해당 광고는 공개된 지 6일 만에 조회 수 4만회를 넘어서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 요금 인상 이슈와 함께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이 커지며 가전 업체들의 시선이 소비전력 절감에 꽂혀있다"며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전면에 앞세우는 한편 광고 등을 통한 고효율 마케팅으로 소비자 수요를 잡으려는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