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회복 이후 카메라 시장 '활기'…'고객 경험' 확대에 주력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3년여 간에 걸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침체됐던 카메라 시장이 일상 회복(엔데믹) 이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야외 활동이 늘면서 디지털 카메라 등을 통해 고품질 사진을 찍고자 하는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카메라 업계는 체험 행사를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면서 고객 수요를 확실하게 끌어 모은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GFK가 국내 대표 가전제품 27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가전시장은 전년 대비 16% 역성장했다. IT, 대형가전, 생활가전, 주방가전 등 모든 제품군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유일하게 디지털 카메라만 성장했다. GFK 측은 이에 대해 일상 회복이 시작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카메라 시장의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후지필름 코리아에 따르면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35% 증가했다. 니콘, 캐논, 소니 등 주요 기업의 카메라 판매량 상승세도 올 초 본격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가전 시장은 코로나로 인해 이례적 성장을 기록했다. '집콕 생활' 장기화로 가정 내 필수재인 가전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다. 일상 회복이 시작된 이후에는 양상이 바뀌었다. 노마스크,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 조치에 따라 외부 활동이 늘면서 가전 시장은 침체되기 시작한 반면, 카메라 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많이 발전했지만, 그만큼 카메라 기술도 많이 발전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이 미처 닿지 못한 '고성능'의 영역에서는 아직까지 카메라의 역할을 대체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에 대부분 취소됐던 축제나 각종 행사가 최근 많아지며 일상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특히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을 넘어서는 고사양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주요 카메라 업체들은 확대된 수요를 판매량으로 전환하기 위해 체험 행사를 강화하며 소비자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우선 후지필름 코리아는 '제품 무료 체험'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2박 3일 동안 후지필름 카메라와 렌즈를 무상으로 대여해 주는 마케팅 방식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카메라로만 느낄 수 있는 감성과 성능을 경험하도록 하고, 이 같은 긍정적인 사용 경험을 제품 구매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지난달 말 기준 대여건수가 1000건을 돌파했다. 1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대여건수의 30%를 넘어섰다. 제품 체험 이후 실제 구매로 전환되는 비율도 20%로 확대돼, '구매율' 측면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후지필름 코리아는 지난 2월부터 체험 대상 기종을 확대하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중이다.
니콘이미징코리아는 최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파르나스몰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본격적인 체험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채윤석 니콘이미징코리아 마케팅부장은 "팝업스토어를 통해 고객들이 니콘 제품들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캐논코리아는 '협업(콜라보)'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온라인 내차팔기 앱서비스 '헤이딜러'와 함께 '내차사진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고객과의 접점을 마련한 데 이어 올해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준비 중이다.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행사가 아닌 '카메라를 통한 추억 만들기'를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제품을 직접 써보고 자동차를 시승해본 뒤 구매를 결정하듯 카메라도 직접 만져봐야 소비자들에게 좀 더 친숙한 제품으로 다가갈 수 있다"며 "주요 카메라 업체들의 체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