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SUV' 인기는 여전, 언제까지 이어질까?
컨슈머타임스=이찬우 기자 | 지난해부터 이어진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의 인기가 아직도 뜨겁다. 높은 공간 활용도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어필되고 있다. 이에 완성차 업계도 SUV 모델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5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2023년 1분기 자동차 신차 등록현황' 분석 결과 지난 1분기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유형은 SUV였다.
SUV는 1분기 동안 18만9396대 등록돼 독보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세단과 레저용 차량(RV)가 각각 13만8896대, 3만4857대 팔려 뒤를 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큰 성장폭을 보인 것은 왜건이었다. 올해 1분기 812대 판매된 왜건은 지난해 1분기 판매량 477대 대비 70.2% 증가했다.
1분기 신차등록 모델별 순위표 역시 SUV가 점령했다. 1위는 3만2750대 판매된 그랜저가 차지했지만 10위권 내에 스포티지(1만7887대), 토레스(1만7721대), 쏘렌토(1만6998대), 팰리세이드(1만3780대), 셀토스(1만3780대) 등 대표 SUV 모델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 흐름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해 등록된 신차 144만5757대 가운데 무려 73만4573대가 SUV였다. 전문가들은 이를 SUV의 장점인 '실내 활용도' 덕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SUV는 세단에 비해 차고가 높고 실내·적재 공간이 훨씬 넓어,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고 캠핑 등 여가활동을 즐기기에도 최적화 됐다.
물론 세단에 비해 승차감과 연비가 떨어지긴 하지만, 최근 하이브리드 모델 등이 출시되면서 연비 문제를 해결했고 기술의 발전으로 승차감도 많이 개선됐다. 동급 세단 대비 가격도 비싼데도 불구하고 세단으로 대체할 수 없는 SUV만의 장점이 소비자들에게 소구되고 있다.
넓은 적재공간이 매력인 RV, 왜건의 판매량이 증가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SUV는 기업입장에도 마진이 많이 남는 '효자 상품'이다. 세단과 SUV는 같은 플랫폼을 통해 제작돼 비용에 큰 차이가 없지만, 판매가격은 차체가 더 큰 SUV가 높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계들은 하이브리드, 전기차 모델들을 추가하는 등 SUV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KG 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는 히트작 토레스의 전기차 버전인 '토레스 EVX'를 출시했다. 여전히 유효한 토레스 효과를 전동화 모델까지 가져가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1분기 판매 1위 브랜드 기아는 쏘렌토, 스포티지, 니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데 이어 올해 대형 전기 SUV 'EV9'을 공개하면서 왕좌 굳히기에 들어갔다. 현대차도 최근 신형 코나를 선보였고, 전기차 모델인 '코나 일렉트릭'까지 공개하며 라인업을 늘렸다.
뿐만 아니라 한국GM이 최근 출시한 화제의 신차 '트랙스 크로스오버', 르노코리아의 QM6, XM3 등도 시장에서 각 브랜드의 대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승차감, 연비 등 세단의 장점을 SUV가 흡수했기 때문에 SUV의 강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가격차이도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낄 정도로 크지는 않아 판매량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