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부동산PF 역대 최대…여전사 5년새 4.3배
5년 새 익스포저 4배로 '껑충'…관련 연체율이 9개월 새 2.2배 '쑥'
컨슈머타임스=문재호 기자 | 부동산 시장 부진과 함께 현재 우리나라 금융·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히는 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보증 등 위험노출액을 뜻하는 '익스포저'가 사상 최대 수준에 육박했다.
업권에 따라서는 약 5년 사이 익스포저 규모가 4배로 불거나 관련 연체율이 9개월 만에 2.2배로 치솟는 등 잠재 부실 징후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은행의 경우 그나마 아직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괜찮다지만 2년 사이 부동산PF 대출액이 60% 가까이 급증한 만큼 위험 사전 관리 차원에서 앞다퉈 부동산PF 시장 유동성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작년 9월 말 현재 보험·증권·여신전문금융사(카드사·캐피탈사)·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비은행권(2금융권) 금융사의 부동산PF 익스포저 규모는 115조5000억원(대출 91조2000억원+채무보증 24조3000억원)에 이른다고 언급했다.
2017년 말 익스포저 수준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현재 업권별 익스포저를 지수로 환산하면 ▲ 여신전문금융사 432.6 ▲ 저축은행 249.8 ▲ 보험사 204.8 ▲ 증권사 167.0으로 헤아려졌다.
5년 전보다 익스포저가 각각 4.33배, 2.50배. 2.05배, 1.67배로 급증했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4배 이상 늘어난 여전사뿐 아니라 거의 모든 2금융권의 익스포저가 현재 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위험 노출 규모가 불어난 것뿐 아니라, 2금융권의 연체율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증권사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3.7%에서 작년 9월 말 2.2배가 넘는 8.2%로 치솟았고 같은 기간 여신전문금융사(0.5→1.1%), 저축은행(1.2→2.4%), 보험사(0.1→0.4%)의 연체율도 빠르게 상승했다.
앞서 2011년 PF 관련 부실이 터져 무더기 영업정지를 맞은 저축은행의 경우, 현재 연체율(2.4%)은 2018년 12월(5.5%)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금융권 업계관계자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직전 2010년 12월 말께 저축은행의 전체 여신 가운데 부동산PF 대출 비중은 19%에 이르렀지만 작년 9월 현재 9.1%(전체 여신 116조원 중 10조6천억원) 수준이고 저축은행은 다른 업권과 달리 PF 사업자금의 20% 이상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할 수 있는 차주에 대해서만 PF대출을 취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업계의 PF대출 규모는 아직 관리 가능하다고 판단되지만 미래 리스크(위험)에 대비해 PF 대출 관련 건전성 관리와 손실흡수 능력 제고에 각별히 유의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와 같이 업계는 "아직 감당 가능하다"는 입장이나 2금융권 부동산PF 관련 부실에 대한 한은과 금융당국 등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PF대출과 대출유동화증권이 부실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비은행권의 부동산PF 리스크 관리에 한층 더 유의해야 한다"며 "민간 중심의 원활한 구조조정 여건을 마련해 부실 우려 PF사업장의 정리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24일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부동산PF와 관련해) 너무 쏠림이 생기거나 일시에 리스크가 발생해 특정 기업·건설사의 '트리거 포인트'로 작용하지 않도록 리스크 분산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