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인기 잃어도 연금개혁 연말시행"…야당 "불난집에 기름"

"여론조사 결과보단 국익 선택…어떤 노조도 타협안 제시 안 해 유감"

2023-03-23     인터넷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정년 연장을 골자로 하는 연금 개혁을 올해 말에는 시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TF1, 프랑스2 방송이 생중계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더 오래 기다릴수록 (연금 제도 적자가) 악화한다"며 "이 개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개혁을 추진하면서 헌법 제49조3항을 사용해 하원 표결을 건너뛴 마크롱 대통령이 이와 관련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행자 2명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35분간 이어진 인터뷰에서 "내가 이 개혁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느냐? 그렇지 않다"며 하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2017년 5월 첫 번째 임기)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연금 수급자가 1천만명이었으나 (6년이 지난) 지금은 1천700만명이 됐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그러면서 연금 개혁으로 떨어진 인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며 "단기적인 여론 조사 결과와 국가의 일반적인 이익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후자를 택하겠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후회는 없다면서도 왜 연금 개혁이 필요한지 설득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또 노동조합이 합법적으로 시위와 파업할 권리를 존중하지만, 어떤 노조도 타협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미국과 브라질 의회 폭동 등을 거론하며 "우리는 듣고, 존중하고, 함께 나가려고 시도하겠지만 반란이나 파괴를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인터뷰가 전파를 타고나서 야당과 노동계는 더욱 반발했다.

필리프 마르티네즈 노동총동맹(CGT) 사무총장은 마크롱 대통령이 "지금까지 시위해온 수많은 사람을 업신여겼다"고 비판했고, 올리비에 포르 좌파 사회당 대표는 "불난 곳에 기름을 더 부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