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제값' 찾은 중고차…구매심리 회복할까
컨슈머타임스=이찬우 기자 | 지난해 중고차 시장은 뜨거웠다. 신차 출고대기가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이에 신차 가격을 뛰어넘는 매물이 나오는 등 '가격 폭등'이 이어졌다.
그러나 호황은 길지 않았다. 지난해 말부터 신차 출고 기간이 짧아지면서 중고차의 수요도 점점 감소했다. 설상가상 금리가 인상되면서 소비자들의 수요가 줄었고 중고차 가격도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이 끝나고 '제값'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24일 업계 자료 분석 결과 가격 하락과 둔화된 금리 상승폭으로 인해 중고차 '구매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겨울 비수기가 끝나고 3월부터 성수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중고차 시장은 보통 연식 변경과 날씨 영향 등으로 11월부터 1월까지를 비수기로 분류한다. 이후 취업이나 입학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봄과 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여름 휴가철 등을 성수기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물을 보유하고 있는 엔카닷컴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국산차, 수입차 대표 모델의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6.66% 하락했다.
이는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 초부터 신차 할인, 저금리 할부 또는 무이자 프로그램을 내세워 중고차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치솟았던 중고차 할부 금리는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고 기준금리가 동결된다는 소식도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직영중고차 플랫폼 케이카에 따르면 자사 캐피탈 금리가 최고점 대비 약 2%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떨어진 중고차 가격과 할부 금리로 인해 구매 심리도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대비 증가한 중고차 플랫폼의 구매 문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엔카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대비 올해 1월 말에서 2월 초 주간의 평일 기준 일 평균 구매문의는 44%, 문의 받은 차량 대수는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카 역시 최근 3개월 앱, 웹의 전체 검색량이 45% 늘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SUV와 대형세단 검색 횟수는 해당 기간 각각 58.2%, 50.1% 증가하는 등 인기 모델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가격 하락으로 되찾은 중고차의 매력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중고차 가격 하락은 기업과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업체는 상품을 오래 가지고 있을수록 감가가 심해지고 관리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처분하는 것이 좋고 소비자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급격히 상승했던 중고차 가격이 시간이 지나며 안정화 추세로 접어 들면서 그간 구매를 미뤘던 소비자의 실제 구매 문의가 증가하는 등 위축됐던 구매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며 "본격적인 중고차 성수기인 3월을 목전에 두고 중고차를 고려하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다시금 중고차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