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뚫는 가전 전략'…LG전자 "'고객 불편함'에 집중"

2023-01-25     김윤호 기자
조주완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가전 업계가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가전 불황'의 돌파구 마련에 고심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함께 가전 업계 양대 산맥으로 일컬어지는 LG전자의 근심이 깊다.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2%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마케팅비, 원자잿값 및 물류비 등이 줄줄이 올랐지만 수요 위축으로 주력인 가전 사업의 부진이 실적 충격의 원인으로 꼽힌다.

LG전자는 위기 타개책으로 '고객'을 꼽았다. '모든 답은 고객에게 있다'는 믿음으로 불황에 맞서겠다는 의지에서다.

최근 출시된 제품에도 이같은 의지가 명확히 보인다. 단순히 '어떻게 하면 고객들에게 제품을 많이 판매할 수 있을까'가 아닌 고객이 과거 가전제품 사용에서 느낀 '불편함'에 집중한다.

LG

지난 17일 선보인 2023년형 'LG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알파'가 대표적인 예다.

이번 신제품은 탈취 성능을 한층 높인 'G필터'가 탑재됐다. LG전자는 "공기청정기의 고객 페인포인트(Pain Point,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를 찾기 위해 구매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실시했다"며 "그 결과 고객 70% 이상이 보다 강력한 탈취 성능을 원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차세대 필터인 G필터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한층 진화된 식기세척기를 선보인 점도 고객 집중 전략의 일환이다.

LG전자는 'UP가전' 식기세척기에 전기사용량과 소음이 확 줄어드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신기능 업그레이드를 지난 17일부터 시작했다. UP가전은 고객이 가전을 구매한 후에도 업그레이드로 새로운 기능을 지속 추가할 수 있는 가전을 말한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LG전자가 식기세척기 고객 2만2000여명의 실사용 데이터 약 38만건을 분석해 찾아낸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새로 업그레이드된 기능은 △에너지 절감 코스 △야간조용+ 코스 △세척 종료음 10종 추가 등이다.

'에너지 절감 코스'는 전기를 최대한 절약하기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기능이다. 이 코스는 기존 표준 코스와 대등한 수준의 세척력을 유지하면서도 표준 코스 대비 전기사용량이 약 20% 절감된다. 고객은 에너지를 얼마나 절감했는지 LG 씽큐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야간조용+ 코스'는 소음에 민감한 고객을 위해 기존 야간조용 코스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했다. 이 기능은 표준 코스보다 소음을 3데시벨(dB) 줄여 늦은 밤에도 조용히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세척 종료음'도 기존 2종에서 12종으로 늘었다. 고객은 익숙한 기본 종료음부터 클래식, 올드팝 등 다양한 멜로디를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고객에게 집중하겠다는 LG전자의 전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LG전자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현장에서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미래 성장과 한계 돌파를 목표로 고객 경험 혁신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 이상 변수(變數)가 아닌 상수(常數)가 됐다"며 "다만 위기 상황에서도 기회는 늘 있어 왔으며, 기회는 결국 고객으로부터 나온다는 신념을 가지고 위기를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