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시총 3위 탈환…세제 효과 얼마나?

업황 회복 기대감 있지만 투자 확대는 '미지수'

2023-01-06     전은정 기자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SK하이닉스가 정부의 세액 공제 기대감에 급등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3위를 탈환했다.

SK하이닉스는 5일 전일대비 0.49% 오른 8만1400원으로 2거래일 이상 급등하며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전일 7.14% 급등한 8만10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해 10월 9만66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타며 이달 3일 7만3100원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하지만 정부의 세제지원 강화 결정에 힘입어 삼성바이오로직스(시총 57조 5086억원)를 누르고 시가총액 59조2594억원으로 3위를 회복했다.

정부는 지난 3일 '반도체 등 세제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의 투자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한편, 투자 증가분에 대한 추가 세액공제도 2023년에 한시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내용이다.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위축된 기업의 투자 심리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반도체 시설에 투자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해 투자액의 15%를 세금에서 깎아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소기업은 25%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과거 경기 침체 때 운용한 임시투자세액공제는 12년 만에 되살려 한시적으로 도입한다. 반도체·이차전지 같은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현행 8%에서 15%로 올리고 투자 증가분에 대한 10%의 추가 세액공제까지 합친 것이다. 법 통과 시 올해 1월 1일 투자 분부터 소급 적용된다.

특히 정부가 반도체 대기업의 투자세액공제율이 15%까지 상향될 것이라고 결정하면서 주가가 올랐다. 투자 액수만큼 세금 혜택을 받게 되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단행한 지난해 시설투자 규모는 10조원대 후반(16조~19조원)이다. 이 중 국내투자 비중은 80%가량(12조8000억~15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세액공제율 15%를 적용하면 1조9000억~2조3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세제 전문조사기관 나라살림연구소는 정부의 재개정안이 발효되면 SK하이닉스는 1조809억~1조8014억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지난 2021년 기준 3년간의 SK하이닉스 7조2000억원의 기계장치 취득액에 기반해 감면액을 계산했다. 여기에 추가시설투자 감면액 10%까지 최대로 세액공제를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SK하이닉스는 최대 1조8014억원까지 세금 감면 혜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SK하이닉스 기계장치 취득액을 시설투자 세액공제 대상 자산으로 간주해서 추산했다"며 "실제는 일부 비 기계장치 설비투자는 추가로 포함되고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외에 비 국가전략기술 투자 금액은 제외되어 다소간의 차이는 존재한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주의 상승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투자 심리 회복에 긍정적인 진단을 내놨다. 최윤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반도체 세제 지원 발표로 반도체를 비롯한 시총 상위주들의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 연구원도 "정부의 세제 지원 소식에 반도체주가 이틀 연속 올랐다"며 "반도체주에 대한 업황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설비 투자 규모를 줄인다는 기조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투자는 업황 사이클에 따라 결정되기 마련"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세제 추가 지원은 투자 환경을 개선해 반길 만한 일이지만, 단기간 투자 확대와는 다른 얘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