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볼트 EUV' 차량쏠림·핸들소음·배터리 문제까지…"아직 대책 없어"

2022-11-15     이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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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찬우 기자] 지난달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2위를 기록한 쉐보레 볼트 EUV에 결함이 발견됐다. 여러대에서 다양한 결함이 발견됐다. 약 5000만원짜리 차에서 발생한 일이다.

소비자들은 마땅한 보상과 해결책을 받지 못하고 있다. 출고 받자마자 서비스 센터에 입고돼 두달 동안 차를 구경 못한 소비자도 있다.

볼트 EUV의 결함은 '차량 쏠림', 핸들에서 '뚝뚝' 소리가 나는 등 주행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 문제, 선루프 누수 등도 여러차례 발견됐다.

볼트 EUV 차주 커뮤니티 설문조사 결과 20% 이상이 결함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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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차량 쏠림'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다. 워낙 심해 한 손으로 운전하기도 힘들다는 소비자의 의견이 있을 정도다.

한 제보자의 차량은 지난 8월 중순에 출고된 차로 약 3달밖에 되지 않은 새차다. 약 5000만원을 주고 구매한 새차에서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속상한데, 이에 맞는 보상도 없으니 답답할 지경인 것이다.

쏠림은 주행 시 차량이 좌측이나 우측으로 쏠리는 현상이다. 도로 특성상 좌우로 쏠릴 수 있지만 볼트 EUV는 팔이나 어깨에 피로가 갈 정도로 심한 것이다.

한 제보자는 "대부분 볼트 EUV 운전자들은 핸들의 한시 방향을 꼭 잡고 운전한다. 대부분의 차가 직선 구간에서 왼쪽으로 쏠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피로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주행으로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한 소비자는 코너를 돌 때 차가 흔들리는 느낌을 받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소비자는 "직접 다른 차량으로 같은 도로를 주행해 본 결과 다른 모델에선 불안함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두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증상은 핸들 소음이다. 제보자에 의하면 출고 때부터 자주 나타나는 증상으로 핸들을 돌릴때 마다 '틱틱' 소리가 나는 것이다.

부드럽게 돌아가야 하는 핸들이 돌릴 때마다 뭔가에 걸리는 소리가 나는 현상이다. 당장 주행에 문제가 없더라도 운전자에 불안감을 조성하는 부분이다.

운전을 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한 손으로 조작해야 할 일이 잦은데 이때 갑자기 차가 뒤틀려 버릴 수도 있어 소비자는 불안에 떨고 있다.

잘 가고 잘 멈추는 것이 자동차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데 수천만원 주고 구매한 차량이 이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증상은 처음에 없더라도 주행거리가 늘어나면 자주 생긴다고 한다. 핸들과 연결되는 브라켓의 용접이 약해 노면 충격을 받으면 벗겨진다는 것이다.

애초에 차량 제작 초기 부터 '불량'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9월 말 차량을 인도받은 소비자는 10월 초 운행을 위해 충전기를 꽂았더니 '엔진 출력 저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구매 2주일 만에 발생한 일이다. 충전을 하려고 보니 배터리 쪽에 결함이 있던 것이다.

이에 본사는 황당한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에서 프로그램이 와야 고칠 수 있으니 대차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후 이 소비자는 두달이 넘도록 자신의 차를 보지 못했고 본사는 시종일관 기다려 달라는 대답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 돈 주고 산 차를 구경도 못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여전히 수리할 방법이 없으면서 소비자의 차를 돌려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피해를 입은 소비자는 "출고된 지 일주일 만에 차량이 고장난 것도 속상한데 이제는 구경도 못하니 너무 억울하다"며 "다른 지역에 비슷한 문제를 겪은 소비자는 수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내 차만 수리가 안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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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차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소비자가 아닌 차 자체의 문제일 확률이 높다. 게다가 많은 소비자들에게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면 확신에 가까워진다.

반면 한국GM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본사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며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문제가 발생한지 2달이 넘어서야 대응 방안을 찾고 있는 것이다. 본사의 늑장 대책으로 차량 결함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편을 감수하면서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교환, 환불도 안되고 차량을 수리해도 비슷한 결함이 계속해서 발생하니 '울며겨자 먹기'로 본사의 대책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 제보자는 "차량 서비스 센터 입고 이후 기본적인 세차도 없이 지저분한 상태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불 난 소비자 마음에 부채질을 하는 셈인 것이다.

볼트 EUV는 지난달 719대가 팔려 수입 전기차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품질 개선이 없었다면 앞으로 더 많은 결함 피해자들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팔고 보자'는 한국GM의 마인드로 인해 죄 없는 소비자들이 억울함을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