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신한 꺾고 '서울 구 금고' 점유율 수성할까

2022-09-22     김하은 기자

[컨슈머타임스 김하은 기자] 내달말 최종 결정되는 25개 구 금고 운영권을 놓고 시중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서울시 구 금고 입찰은 4년 만에 재개된 터라 뜨거운 쟁탈전이 예상된다. 이중 가장 많은 운영권을 쥔 우리은행이 최근 신한은행의 약진을 꺾고 수성을 이어갈 지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약 16조원 규모에 달하는 서울 25개 자치구 구 금고 입찰 개시가 본격화됐다. 구 금고지기로 선정되면 오는 2023년부터 4년간 각 자치구 유휴자금 보관은 물론, 유가증권 출납·보관, 세입금 수납·이체, 세출금 지급 등 업무를 맡게 된다.

또한 구 금고지기는 예치금 운용을 통해 대규모 이자이익을 얻을 수 있을뿐만 아니라 구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영업할 수 있는 인프라 확보도 가능하다. 여기에 공공기관 금고를 운영한다는 상징적 의미도 커 금고 시중은행 입장에선 금고 입찰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서울 구 금고 총 31개 중 25개구가 각 1금고를 운영 중이며, 강서구, 양천구,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 노원구 등 6곳은 2금고까지 추가 운영하고 있다.

이번 구 금고 입찰 과정을 살펴보면 지난 7일 은평구가 구 금고 선정을 마무리한데 이어 구로구도 같은 달 16일 금고 선정을 완료했다. 양천구와 송파구는 오는 29일, 노원구와 관악구가 이튿날인 이달 30일 심의를 거쳐 금고를 지정할 예정이다. 다른 자치구들 역시 늦어도 10월 하순까지 금고지기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서울 구 금고를 독점하다시피 운영해왔던 우리은행이 이번 금고 입찰에서도 안정적인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지다. 우리은행이 기존에 관리하던 구 금고 22곳 중 2곳을 신한은행에 내주면서 구 금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형국을 띄고 있다.

신한은행은 서울 구 금고 입찰에서 가장 먼저 선정을 마친 은평구와 구로구 금고의 주인이 됐다. 여기에 신한은행은 지난 4월 48조원에 달하는 서울시 1·2금고를 따내면서 구 금고 점유율에도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시 시 금고 입찰에는 지난 100여년 동안 서울시 금고지기를 도맡아 했던 우리은행을 제치고 신한은행이 서울시 1, 2금고를 모두 쟁취했다.

이에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에 더 이상 금고를 뺏기지 않으려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가장 많은 예산을 관리하는 강남구를 비롯해 강서구, 노원구 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중 강남구의 금고지기로 선정되면 1금고와 2금고를 합해 총 1조원이 넘는 규모를 관리할 수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구 금고 입찰에 경쟁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는 영업과 고객군 확대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구청에 영업점을 놓아 지역주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 구청 직원과 가족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많은 금액의 돈을 관리할 뿐아니라 구청과 함께 사업을 하기에도 유리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100년 동안 서울 시 금고지기였음은 물론, 다수 서울 구 금고들도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담당 부서에서 입찰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