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 냉장고를?…'V2L' 현대차 경쟁력 될까

2022-08-01     이찬우 기자

 

아이오닉

[컨슈머타임스 이찬우 기자] 차 안에서 빔 프로젝터로 영화를 보고, 냉장고에서 시원한 음식을 꺼내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현대자동차의 V2L(Vehicle to Load) 기술이 이를 실현시킬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최근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전기차는 기업, 소비자, 정부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친환경차다. 여러 모델이 출시되면서 소비자의 선택지도 많아졌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차박 등 캠핑 문화가 확산되면서 현대차 아이오닉 5의 'V2L' 기능이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국산 친환경차가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수출을 기록한 가운데 아이오닉 5는 가장 많은 2만9122대 판매를 기록했다. 기아 EV6가 2만8860대 판매로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1, 2위를 다투는 두 차종 모두 V2L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호실적을 이유로 전문가들은 V2L이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V2L은 자동차 전기를 외부로 끌어내는 기술이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는 전력을 받아 충전만 되는 단방향 OBC(On Board Charger) 시스템이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현대차는 차량의 고전압 배터리와 보조배터리 모두 충전이 가능하고 '양방향' 전력 변환이 가능한 'ICCU(Integrated Charging Control Unit)'를 개발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이 시스템을 도입해 별도의 장비 없이 자동차의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실내에서 콘센트를 꼽아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현대차가 최초로 구현한 기술이다.

2023년형 아이오닉 5의 배터리 용량은 77.4kwh다. 한국 4인 가족 월평균 전기사용량이 307kwh인 점을 감안하면 방전 걱정 없이 자동차의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다.

아이오닉 5 V2L 기능이 제공하는 최대 공급 전력은 주택용 계약 전력 3kW보다 많은 3.5kW다. 덕분에 20V 완속 충전이나 캠핑장 등에서 가전용 전자제품을 불편없이 쓸 수 있다.

아이오닉

아이오닉 5는 독일의 대표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AMS)'가 최근 진행한 전기차 모델의 비교 평가에서 폭스바겐 ID.5와 볼보 폴스타2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아이오닉 5는 실내공간, 다용도성·기능성 평가항목에서 가장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이는 현대차의 실내 기능 활용성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오닉 5 운전자 박모씨는 "이 기능을 통해 차가 사무실이 되기도 하고 영화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차박을 할 때 매우 유용하다"며 "전기차 라이프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많은 모델 가운데 V2L 기능이 있는 아이오닉 5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는 고전압 배터리기 때문에 사용량이 엄청 많지 않은 이상 방전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세하게 주행거리에 지장이 있지만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전력망 등으로 사용되는 등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도 끼치고 있다"며 "현대차를 시작으로 다른 전기차 모델에도 도입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최근 자동차는 이동수단이라는 범위를 넘어 잠을 자거나, 업무를 보는 등 '생활 공간'이 되고 있다. 향후 V2L 기능 유무는 전기차 구매의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