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주가 부양' 광폭 행보

2022-07-07     김하은 기자
손태승

[컨슈머타임스 김하은 기자]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시중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자장사를 한다"고 경고한 이후 금리 상승기에도 국내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좀처럼 맥을 못추고 있는 모양새다. 이처럼 금융지주 주가가 저평가되자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수습에 돌입한 건 우리금융지주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우리은행장을 역임하던 시절부터 주가 저평가 시기마다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부양에 앞장섰다. 실제 손 회장이 2018년부터 현재까지 자사주를 매입한 횟수는 총 19번으로 금융권 경영진 중 가장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1일에도 또 한 번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다. 이로써 올해에만 3월과 5월, 7월 총 세 차례에 걸쳐 총 1만5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그가 보유한 주식은 11만8127주로 늘어났다. 손 회장의 이같은 자사주 매입 노력에도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지난 4월 25일 1만635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금리상승기에도 금융지주들의 주가는 좀처럼 회복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지주의 경우도 6일 종가 기준 4만5650원으로 3.49%(-1650원) 하락했다. KB금융지주는 주가가 4만5000원대로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썼다. 이 외에도 신한금융지주가 3만5450원, 하나금융지주 3만7550원, 우리금융지주 1만1300원으로 각각 마감해 전날 대비평균 4~5%가량 하락하며 가파른 낙폭을 나타냈다.

금융권에서는 이처럼 금융지주 주가가 맥을 못추는 현상에 대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더불어 주력계열사인 은행의 업황 악화가 주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에 이어 이번달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금리 인상 영향으로 은행 입장에선 이자수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대출사업 제한 등 규제에 가로막혀 금리 호재를 오롯이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은행권은 금감원의 대출금리 인하 주문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소상공인 대출 등의 금리를 잇따라 인하했다. 은행권의 핵심영업인 대출사업에 대한 제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규제 도입 등이 수익 창출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적인 규제리스크가 확대되자 은행주가 하락세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목소리다.

최근 은행권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배경에도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와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옥죄기' 여파로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 주효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상 임직원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안정을 위한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경영진이 자사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줌으로써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주가 상승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올 들어 금융권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으로 실적 기대감이 하락하고 있는 데다 급격한 금리 상승이 은행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같은 금융시장 변동성 우려에도 손 회장은 주가 부양을 위해 가장 먼저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성장 가능성을 주주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 우리금융지주의 성장성을 강조하는 등 해외IR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는 실제 코로나 엔데믹 시기에 맞춰 싱가포르, 뉴욕, 보스턴 등을 차례로 방문하며 해외IR에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손 회장의 진심이 통한 덕분인지 이번 IR에서 투자자들은 우리금융그룹의 재무 성과와 미래 성장 전략에 높은 관심과 기대감을 표시하는 등 손 회장의 적극적인 IR에 큰 호응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코스피 하락세 등 대외적인 경기 불황에 따라 은행주가 하락했기 때문에 은행권 자체 노력만으로 주가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경기가 회복되면 은행주는 선호주로써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손 회장님의)이번 자사주 매입도 미국 IR중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우리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도 견고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