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호, 친환경‧에너지기업 전환 가속화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연초 기업공개(IPO) 철회의 쓴 맛을 본 현대엔지니어링이 홍현성 대표를 새 선장으로 맞아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IPO를 위해 마련한 풍부한 자금 실탄이 신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 건설 등의 전통적인 사업에서 균형이 잡혀있다는 장점도 있어 현대차그룹이 미래 청사진을 그려나갈 수 있는 핵심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23일 서울 종로 계동 본사에서 제2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홍현성 신임 대표이사 선임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19년부터 현대엔지니어링을 이끌며 수익성 개선과 도시정비사업 수주 확대, 신사업 진출을 이끌었던 김창학 사장이 임기(2023년 3월)를 마치지 못하고 고문으로 물러난 것은 결국 IPO 실패의 영향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뒤를 이은 홍 신임 대표는 글로벌 건설 산업 트렌드와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적임자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PC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에너지·환경 중심의 미래 신사업으로의 전환 등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해외 플랜트·인프라 사업이 부진한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인프라·건축주택 등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플랜트·인프라 42.2% △건축·주택 45.7% △자산관리 및 기타 12% 등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이같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들어 1월부터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IPO 수요예측을 진행해 자금을 마련하고자 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으며 상장 철회를 결정하고 에너지·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으로 방향타를 돌렸다.
친환경·에너지 신사업은 크게 △폐플라스틱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초소형원자로 △자체 전력 생산사업 △이산화탄소 자원화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사업 등이 꼽힌다.
앞서 김창학 대표가 IPO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1조8000억원 규모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신사업 신규 시설이나 사업을 위한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고 자신한 바 있어 사업 추진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IPO 계획은 미뤘지만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사업 추진을 위한 실탄은 확보한 상태"라며 "특히 2030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입해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신사업에서 확보하겠다는 계획은 이상 없이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상관관계에 주목하기도 한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이어지는 수순이었다"며 "상장 계획 철회로 지배구조 개편도 상당 기간 미뤄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그렇다고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편이 늦춰지더라도 정의선 회장의 영향력 확대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재추진한다면 그 시기는 6월 내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 승인 효력이 6월 6일까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