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BU 없애고 HQ 체제로…외부인재 파격 영입

신동빈 회장, 초핵심 인재 확보와 조직 개방성 강조 'P&G맨'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놀부' 출신 안세진 호텔군 총괄대표

2021-11-25     이화연 기자
김상현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롯데는 25일 롯데지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롯데는 파격적이고 전방위적인 인재 영입과 성과주의 원칙에 입각한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조직개편도 단행함으로써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그룹 경영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우선 지난 2017년 3월 도입한 비즈니스유닛(BU) 체제를 헤드쿼터(HQ) 체제로 전환한다. 더욱 빠른 변화 관리와 실행, 미래 관점에서의 혁신 가속화를 위해서다.

롯데는 출자구조와 업의 공통성 등을 고려해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계열사를 유형화했다.

이 중 주요 사업군인 식품, 쇼핑, 호텔, 화학 사업군은 HQ 조직을 갖추고 1인 총괄 대표 주도로 면밀한 경영관리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IT, 데이터, 물류 등 그룹의 미래성장을 뒷받침할 회사들은 별도로 두고 전략적으로 육성해나갈 방침이다.

지주사와 HQ, 계열사 간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산하 사업지원팀도 신설됐다.

롯데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더욱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져 조직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계열사 책임경영과 컴플라이언스가 강화됨에 따라 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이번 인사 방향에 대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 확보'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인재든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과 인재들이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춘 조직을 꾸릴 것도 강조했다.

안세진

이에 롯데는 각 분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를 적극 수혈했다.

신임 유통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김상현 부회장은 P&G 출신의 '글로벌 유통 전문가'다. 홈플러스 부회장,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와 H&B 총괄대표를 역임했다.

신임 호텔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안세진 사장은 '신사업 전문가'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2017년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과 사업전략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기존 유통, 호텔 BU를 이끌었던 강희태 부회장과 이봉철 사장은 그룹의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두 BU장은 각 사업의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변화를 위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철저한 성과주의 기조에 따라 승진 임원과 신임 임원수를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으로 늘렸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는 화학BU장 김교현 사장과 그룹 혁신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롯데지주 이동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식품군 총괄대표는 식품BU장 이영구 사장이 맡는다. 이영구 총괄대표는 롯데제과 대표이사도 겸직한다.

롯데쇼핑의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로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내정됐다. 롯데GFR 대표이사로는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상품본부장 이재옥 상무가 보임됐다.

고정욱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는 부사장으로 승진 후 롯데지주의 재무혁신실장을 맡는다. 추광식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이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로 이동한다.

김용석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는 부사장 승진 후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정승원 롯데케미칼 전략본부장이 전무 승진 후 롯데이네오스화학의 후임 대표이사로 보임됐다.

롯데컬처웍스 대표로는 최병환 CGV 전 대표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롯데멤버스에는 신한DS 디지털본부장 출신 정봉화 상무를 DT전략부문장으로 임명하는 등 외부 인재 3명을 동시 영입해 그룹의 DT 혁신을 가속화한다.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백화점 우순형 상무, 롯데정보통신 곽미경·강은교 상무, 롯데물산 손유경 상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심미향 상무, 롯데정밀화학 강경하 상무 등 총 6명의 신규 여성임원이 배출됐다. 마크 피터스 LC USA 총괄공장장도 신규임원으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