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JY, 통 큰 결단…삼성, 3년간 240조원 신규 투자

시스템 반도체 등 전략사업 강화, 바이오 '제2의 반도체'로 육성

2021-08-24     이화연 기자
서울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출소 후 11일 만에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2023년까지 3년간 반도체·바이오 등 전략 사업에 240조원을 신규로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고용할 계획이다. 이는 2018년에 내놓은 180조원 투자 계획을 뛰어넘는 단일 기업 사상 최대 규모다. 이 부회장과 삼성에 걸고 있는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는 24일 투자·고용과 상생 산업 생태계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 측은 "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대변혁에 대비해 미래에 우리 경제·사회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감한 투자로 코로나 이후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책임있는 기업으로서 대한민국 난제 해결과 도약에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240조원으로 확대하고 이 중 180조원을 국내에 투자할 방침이다.

첨단 혁신 사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산업 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우선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절대 우위를 공고히 하고 시스템 반도체는 투자 확대로 세계 1위 도약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71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시설투자를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을 비롯해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만 향후 3년간 최소 50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 금액에는 대규모 인수합병(M&A)도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향후 3년간 유의미한 M&A를 진행하고 인공지능(AI), 5G, 전장 부문에서 인수 대상을 검토 중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만큼 미국 등 투자결정과 M&A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은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사업 시작 9년 만에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을 3개 완공했다.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능력은 62만 리터로 세계 1위로 올라선다.

바이오시밀러를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10번째 제품이 임상에 돌입했고 이미 5개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돼 경쟁력을 키워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앞으로 공격 투자 기조를 지속해 5·6공장을 건설하고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의 절대 우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바이오 산업 강화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삼성은 또 앞으로 3년간 4만명을 직접 채용할 계획이다. 통상적인 채용 계획에 따르면 3년간 고용 규모는 약 3만명이지만 첨단 산업 위주로 1만명 가량의 고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3년간 국내 대규모 투자로 56만명의 고용·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삼성은 기대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들은 국내 채용 시장의 안정성을 위해 신입 사원 공채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사회공헌과 교육 사업도 강화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청년 소프트웨어(SW) 아카데미, 스타트업 지원 'C랩' 사업을 확대해 청년 취업난 해소와 첨단 신성장 산업 육성에 기여할 방침이다.

대·중소기업 격차 해소를 위해 기초과학·원천 기술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하고 스마트공장 프로그램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미래를 열고 사회와 함께 나아가는 기업으로서 다가올 3년의 변화에 대한 한국 경제와 우리 사회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삼성의 역할을 제시한 것"이라며 "투자와 고용, 상생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와 사회 전반에 활력을 높여 삼성에 대한 국민적인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