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車할부금융시장서 나홀로 '고전'

카드사 車할부금융 17% 성장…삼성카드만 19.9% 추락

2021-08-23     이연경 기자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올해 상반기 자동차할부금융을 영위하고 있는 카드사들이 호실적을 낸 반면 삼성카드는 유일하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카드는 르노삼성자동차 매각을 추진하면서 하반기에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할 전망이다.

삼성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8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 상승해 업계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자동차할부시장에서만큼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올 상반기 자동차할부금융 사업을 영위하는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롯데·우리·하나)들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감소했다.

삼성카드의 자동차할부금융 사업 규모는 59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 줄었다. 반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3조6027억원으로 10% 넘게 증가했다. 3위 KB국민카드 역시 3조4838억원으로 20% 가까이 성장했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지난 7월부터 최저금리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삼성카드의 '다이렉트 오토' 금리는 신차 기준 연 1.0%~2.3%, 중고차 기준 연 4.3%~9.9%으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다만 다른 카드사들 역시 특정 자동차 판매업체와 제휴를 맺거나 신차 외에도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는 등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올해 1분기 카드사들의 자동차할부자산은 전년 대비 17% 늘어난 9조118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삼성카드가 르노삼성자동차 지분 매각을 결정하면서 하반기에는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지난 19일 르노삼성자동차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삼성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카드는 지난 2000년 르노삼성차 지분의 19.9%를 취득하고, 매년 르노삼성차 매출의 0.8%를 로열티로 받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르노삼성차 매각 추진 절차에 돌입한 단계"라며 "주간사가 예상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실적에는 르노삼성차 매각 비용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로열티도 받을 수 없게 된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신용카드 수수료만으로는 수익창출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자동차할부금융, 리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지난 12년간 13차례에 걸쳐 인하됐다. 우리·KB·롯데·비씨·삼성·신한·하나·현대카드 등 8개사의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지난 2018년 7조9112억원에서 작년 말 기준 7조848억원으로 2년 만에 무려 1조원 가까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