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만두로 K-푸드 새 역사…매출 1조 의미는?

비비고 만두 출시 7년여만…장수 제품 신라면·초코파이도 저력

2020-12-24     이화연 기자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CJ제일제당(대표 손경식·강신호)이 '비비고 만두'로 식품업계 역사를 새로 썼다.

비비고 만두는 해외에서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올해 연 매출 1조원 고지를 넘었다. 국내 식품업계에서 단일 품목으로 1조원을 돌파한 첫 사례다. 농심 신라면, 오리온 초코파이도 수 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K-푸드 성장세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비비고 만두, 신라면, 초코파이가 올린 글로벌 시장 매출은 2조4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록한 2조502억원 보다 20% 이상 성장한 수치다.

지난 2013년 12월 출시된 비비고 만두는 7년여만에 단일 품목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게 됐다.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넘은 식품 제조회사가 23곳에 불과했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의미 있는 기록이다.

초코파이(1974년), 신라면(1986년)보다 시작은 늦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비비고 만두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15년 41.1%, 2016년 42.9%, 2017년 47.6%, 2018년 55.9%, 지난해 63.6%, 올해 65%로 꾸준히 늘었다.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지역은 미국으로 4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어 중국 1600억원, 일본 650억원, 유럽 180억원, 베트남 160억원 순이다.

전략 국가인 미국의 경우 진출 초기부터 코스트코에 제품을 입점시켜 현지인들을 공략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 회사 '슈완스'의 유통망을 활용해 비비고 만두 판매처를 기존 코스트코에서 월마트, 크로거, 타깃 등으로 확대해왔다.

또 전 세계 10만 가구 이상이 시청하는 프로골프(PGA) 투어 정규대회 '더 CJ컵'을 통해 비비고를 각인시켰다. 올해 초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운영한 '비비고 팝업스토어'도 성황리에 종료됐다.

국내 대표적인 '장수 식품'인 농심 신라면과 오리온 초코파이도 지난해 매출 7600억원, 4500억원을 올린 저력있는 제품이다.

농심의 경우 올해 8600억원의 매출이 기대돼 빠른 시일 내 1조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올해는 영화 '기생충' 효과로 짜파구리는 물론 신라면까지 인지도 확대 효과를 맛봤다. 특히 신라면블랙은 뉴욕타임즈의 제품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와 글로벌 여행 전문 사이트 '더 트래블'이 뽑은 세계 최고의 라면에 등극했다.

중국에서는 신라면배 바둑대회를 통해 꾸준히 성공해왔다. 1999년 대회창설 당시 700만 달러였던 농심의 중국사업은 지난해 2억7000만 달러 규모로 약 40배 가까이 성장했다.

오리온은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진출국에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1997년 중국에 생산공장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2006년 베트남과 러시아에 추가로 공장을 지었다. 특히 중국에서는 올해 3대 브랜드 평가 제도인 '중국 고객 추천지수' '중국 브랜드 파워지수' '중국 고객 만족 지수'에서 파이부문 1위를 석권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식품업계 '1조 클럽'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단일 품목으로 1조원을 달성한 것은 기념비적인 일"이라며 "해외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