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2차 재난지원금 효과 볼까…반사이익 '글쎄'

"재난지원금 선별 지원…1차 때보다 소비진작 효과 떨어질 것"

2020-09-09     이연경 기자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정부가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확정했지만 정작 카드사들의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추석 전 2차 재난지원금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득이나 매출이 급감한 고용 취약계층과 자영업자, 소상공인에게 집중 지원한다고 밝혔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 규모는 약 7조원이다.

앞서 정부는 1차 재난지원금 14조원 중 70%가량(9조6167억원)을 카드사를 통해 지급했다. 이에 따라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지난 3월과 4월 전년 대비 각각 -4.1%, -4.4% 줄어들다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5월 2.3% 늘었다.

또 8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1조11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했다. 오프라인 결제가 줄었지만 온라인 결제가 늘어나 2분기 전체 카드 승인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런 호실적이 카드사들이 안간힘을 쓴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영향도 있긴 하지만, 카드사들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하락을 대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신용카드 부문 영업수익이 전년 대비 0.9% 감소했다. 반면 할부금융과 리스가 같은 기간 각각 12.3%와 47.8% 증가하며 수익성을 높였다. KB국민카드는 카드 영업수익이 2.5% 증가했고, 자동차 할부 등 할부금융 및 리스 영업수익이 48.3% 급증했다.

삼성카드는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을 축소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효과를 거뒀다. 현대카드는 다양한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상품 출시로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에 나섰으며 디지털 발급 프로세스로 모집 비용을 크게 줄였다.

롯데카드는 내수 침체에 따라 일부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수익성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 조정,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순이익이 개선됐다. 하나카드는 전 부분 디지털 혁신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해 비용을 줄였다. 순이익은 전년도 실적이 부진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98.8% 불어났다.

게다가 이번에는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때보다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재난지원금 규모가 줄어든 데다 지원 대상 폭도 좁아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8일 추경 7조원 가운데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 지원에 3조원을,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에 2조원을 각각 편성한다고 밝혔다. 1차 재난지원금 규모는 총 14조원이였으며 이 중 카드사를 통해 지급된 금액은 약 9조6000억원이다.

2차 재난지원금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면서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진 12개 고위험시설 중 일부 업종(노래방, PC방, 뷔페, 대형학원 등)이 우선 대상이다. 지원등급 기준은 신용카드 매출 감소폭에 따라 매겨진다. 다만 지난 1차 재난지원금 상한액(4인 가족 기준 100만원)의 두 배인 200만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2차 재난지원금 상한액이 200만원으로 확대되긴 했지만, 선별 지원을 실시하는 만큼 전체적인 소비 진작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