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항공업계, 실업대란 초읽기
이스타항공, 희망퇴직 신청 예고…대한항공, 기내식매각으로 관련 직원들 좌불안석
[컨슈머타임스 이범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한공업계가 희망퇴직 등 임직원 구조조정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실업대란 위기에 직면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최근 정부의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 연장으로 일단 9월 실업 대란은 피하게 됐지만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의 경우 10월 말, 에어부산은 11월 중순에 각각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이 끝나게 되면서 대규모 인력 조정이 불가피해질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실제 이스타항공은 다음달 말 대규모 정리해고를 예고한 상태다. 또한 대한항공 역시 경영안정화를 위해 최근 기내식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관련부서에 종사하던 임직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고용 불안을 겪는 직원들 달래기에 나섰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26일 근로자대표와 회의를 열고 700여명의 직원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 방침을 재확인했다. 27일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이 중 일부는 희망퇴직을 받고 나머지 인원은 정리해고 수순을 밟기로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에 들어갔다.
이스타항공의 이 같은 조치는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불발되면서 재매각 추진을 위한 조직 슬림화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희망퇴직 조건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희망퇴직자에게 금전적인 위로금보다는 재고용 우선순위, 체불임금에 대한 우선 변제 등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측이 제안하는 '100% 재고용'에도 불구하고 700여명의 직원이 무더기로 실업자로 나앉을 것이 예고되면서 항공업계 전반에서 실업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기내식 사업과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부문을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의 신설 법인에 매각하면서 해당 사업 부문 직원들은 '수평 이동'을 통해 고용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득에 나섰지만 해당 부문 직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주주3자 연합'은 입장문을 통해 "임직원은 고용불안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매각 결정에 반대해왔다"며 "대한항공 기업가치에 대한 깊은 고민과 임직원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결정에 아쉬움을 표한다"고 사측의 결정을 비난했다.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26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놓고 마지막 담판을 벌였지만 당장 결론이 나지는 않은 채 다시 공이 현산으로 넘어갔다.
업계관계자들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로 넘어가게 돼 대규모 인력조정이 불가피해 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와 국회는 최근 코로나19가 급속도로 재확산 됨에 따라 사회적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논하고 있어 항공업계는 물론 국내 모든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