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떠난 전경련회관, 공실률 '비상'

비싼 임대료·오피스 공급과잉에 새 임차인 찾기 쉽지 않을 전망

2020-02-13     장건주 기자

[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대한민국 재계의 상징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 공실률에 비상이 걸렸다. 2014년 11월부터 입주해 있던 한화건설이 최근 이곳을 떠나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으로 옮겨간 데 따른 영향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지난 3일 여의도 전경련회관(FKI타워)을 떠나 장교동 한화빌딩으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2014년 한화빌딩이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전경련회관으로 사옥을 이전한 뒤 약 5년만의 복귀다.

한화건설이 입주하기 전까지 회관은 공실률이 45%에 육박해 부담이 커지기도 했다. 하지만 한화건설이 옮겨가면서 공실률이 28%까지 낮아졌다. 2013년 말 완공된 전경련회관은 지하 6층~지상 50층, 높이 246m나 되는 초고층 빌딩이다.

한화건설은 한화빌딩에 머물던 약 1300명을 비롯해 센터1빌딩에 흩어져있던 플랜트 부서 인력을 전부 데리고 갔다. 회관 9층부터 16층을 차지해 임차인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컸다.

한화건설의 공백으로 전경련회관은 공실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게 됐다. 지난해 11월에는 34~36층을 쓰던 도레이첨단소재도 마곡 도레이 R&D센터로 이전해 최근 몇 달 사이 11개 층이 비게 됐다.

현재 남은 주요 임차인으로는 29층에서 33층까지 총 5개 층을 쓰는 KB국민은행과 각각 2개 층을 빌리고 있는 삼성증권, 팜한농 등이 있다. 20% 수준이었던 회관의 공실률은 한화건설 등이 자리를 비우면서 다시 30%대로 치솟는다.

문제는 전경련회관이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주요 원인으로는 비교적 비싼 임대료와 오피스건물의 공급과잉이 꼽힌다.

여의도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전경련회관은 임대료를 3.3㎡당 월 15만원 이상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규모의 프리미엄급 오피스와 비교해도 높은 축에 속한다.

또한 올해 수도권 오피스 공급 물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예정인 것도 악재다. 게다가 서울 공급물량의 대부분이 여의도 권역에 몰려있다. 올해 여의도에는 하반기 준공예정인 파크원을 포함해 총 연면적 48만㎡ 규모의 A급 오피스들이 쏟아진다.

오피스 임대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경련회관 역시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임대료 할인 등 유인책을 써서 임차인을 유치하게 되면 그만큼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 회관의 임대료 수입은 매년 감소세다. 한화건설 유치 때도 1년에 3개월 무상임대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전경련회관 관계자는 "한화건설이 쓰던 층에 대해 임대료 등 문의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업체 모시기에 나서면 수월하게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