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흙수저 논란' 행복주택 광고 전면 철거

2019-12-03     장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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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나는 니가 부럽다. 부모님 힘 안 빌려도 되니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행복주택 정책을 알리기 위해 대학가 버스 정류장 등에 게재한 옥외광고 문구가 '흙수저·금수저' 논란을 일으켜 청년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LH는 3일 해당 옥외광고물을 전량 철거했다.

이 광고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 형식을 빌려 한 사람이 "너는 좋겠다. 부모님이 집 얻어 주실 테니까"라고 하자, 상대방이 "나는 네가 부럽다. 부모님 힘 안 빌려도 되니까"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화 하단에는 '내가 당당할 수 있는 家(가)! 행복주택, 대한민국 청년의 행복을 행복주택이 응원합니다.'라는 문구를 실었다.

행복주택은 청년과 신혼부부 등 주거약자에게 주변 시세의 60∼80%의 임대료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이 광고가 공개된 후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등에는 상대적으로 '금수저'인 청년이 '흙수저'인 다른 청년을 부러워하는 뉘앙스를 풍겨 흙수저 청년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LH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보도참고자료에서 "이번 행복주택 옥외 광고는 공급의 목적을 강조하기 위해 SNS 상황을 가정한 표현방식을 사용했으나 당초 제작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를 초래하게 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층과 국민의 입장을 더욱 세심하게 고려해 행복주택과 청년주택의 지속적인 공급으로 국민 주거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해당 광고는 정책 목표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로 교체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