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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국내 금 거래대금이 지난해보다 4.4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 정책으로 인해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수요가 금으로 몰린 탓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8일까지 금 현물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금 1㎏ 기준)은 509억1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115억2300만원)보다 무려 341.85% 늘어난 금액이다.
금 거래대금은 작년 12월 기준 일평균 194억4300만원으로 200억원이 채 안 됐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 1월 250억9200만원, 2월 809억1300만원으로 급증했다. 3월과 4월에는 각각 517억4200만원, 400억8600만원을 기록하면서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작년 말보다 월등히 올랐다.
국내 증시(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넥스트레이드)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난해 19조1353억원에서 올해 18조4776억원으로 3.44%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금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더욱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금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금 현물시장에서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일평균 거래량은 353.6㎏으로 지난해 일평균 거래량(103.5㎏)보다 241.45% 급증했다.
금 거래대금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금값이 고공행진했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온스당 3328.4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인 16일에는 온스당 3346.40달러로 역대 최대치로 오르기도 했다. 이는 작년 말(온스당 2641달러)보다 약 26% 급등한 가격이다.
금 현물 가격도 급등했다. 한국거래소 금 현물시장의 금 가격(1㎏ 기준)은 지난해 말 12만7850원에서 이달 18일 15만2260원으로 뛰었다.
이처럼 금으로 매수세가 몰리는 것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 철강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는 물론 국가별 개별관세 카드까지 꺼내 들었고, 이에 미국 경제에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 충격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 세계 자금이 유입되던 나스닥 종합지수가 15.66% 하락하는 등 미국 증시가 급락했고, 최근 달러인덱스(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가치)는 2023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00선을 하회하고 있다.
예상보다 강한 미국의 관세 정책에 유럽, 아시아 증시도 널뛰기 장세가 나타나고 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조만간 발표할 세계 경제 전망이 눈에 띄게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미리 경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관세와 관련해 한층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중국과의 갈등 전선은 점차 넓어지고 있는 점, 국가별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언제든 고강도 관세 정책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경제는 '풍전등화'의 상황에 처해 있다.
이에 당분간 투자 자금은 안전자산인 금으로 더욱 쏠리고, 금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