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누 캡슐 라운지' 등 팝업 운영…소비자 접점 확대 주력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국내 커피시장 점유율 1위 동서식품이 국내 소비자 선호도를 고려한 맞춤형 제품으로 기존 에스프레소 중심의 캡슐커피 시장 흔들기에 나섰다. 이를 위해 카페 수준의 아메리카노의 맛과 향을 구현해내는 카누 바리스타 커피 머신과 전용 캡슐을 내놓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동서식품은 서울 한남동에 문을 연 브랜드 체험 공간 '맥심플랜트'에서 오는 8월 말까지 '카누 캡슐 라운지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 지난 3~5월 두 달간 6만명이 다녀간 '카누 하우스'에 이어 두 번째로 운영하는 팝업스토어로, 동서식품이 선보인 커피 머신과 캡슐커피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동서식품의 캡슐시장 도전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2011년 미국 식품기업 크래프트(현 몬델리즈)와 '타시모' 캡슐커피 머신을 출시했으나, 네스프레소의 강세와 국내 시장 전략의 실패로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
동서식품이 '쓴맛'을 맛 본 캡슐커피 시장에 재도전하게 된 것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다. '맥심'과 '카누' 브랜드를 기반으로 국내 인스턴트 커피 시장을 주름잡고 있지만, 성장의 한계에 마주한 상황이다. 동서식품의 매출은 10여년간 1조5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영업이익은 2000억원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601억원으로 전년(2113억원) 대비 24.2% 감소하며 1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이는 인스턴트 커피 시장의 축소와 무관하지 않다. 커피업계에서는 인구 감소에 따른 커피 음용 인구 감소와 커피 전문점의 증가 등으로 인해 향후 인스턴트 커피 시장이 한계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에 따르면 2021년 인스턴트 커피 시장 규모는 2201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반면 국내 캡슐커피 시장 규모는 2018년 1000억원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해 4000억원대로 확대됐다. 코로나19 이후 '홈카페'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커피 머신 이용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집에서 커피 머신으로 커피를 즐기는 비중은 2014년 35.0%에서 지난해 57.7%로 22.7%포인트 증가했다.
!['카누 캡슐 라운지' 팝업스토어에 진열된 카누 바리스타 전용캡슐. 이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카누 바리스타 머신으로 추출한 아메리카노를 시음할 수 있다. [사진 = 안솔지 기자]](/news/photo/202308/557269_465842_5052.jpg)
이에 동서식품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정체된 성장의 '혈'을 뚫고자 '캡슐커피'를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동서식품이 지난 50여년간 쌓아온 커피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아메리카노' 맞춤형 캡슐커피를 구현했다. 동서식품 전용 캡슐은 총 8종이다. 시중 제품 용량과 비교해 1.7배 많은 9.5g의 원두를 담아 캡슐 하나로 풍부한 양의 아메리카노를 추출할 수 있다. 여기에 타사 머신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호환 캡슐 6종까지 총 14종의 캡슐커피를 내놓았다.
카누 바리스타 머신은 '카누 바리스타 어반'과 '카누 바리스타 브리즈' 2종으로, 영국 디자이너 휴버트와 함께 협업해 선보였다. 세련되면서 모던한 디자인으로 실내 인테리어와도 잘 어우러지도록 미학적인 기능까지 고려했다. 아메리카노 추출에 최적화하기 위해 커피 노즐과 물 노즐을 분리한 '듀얼 노즐'을 탑재했다. 커리 바리스타 머신의 특허기술인 '트라이앵글 탬핑'을 적용해 추출 전 캡슐 내 원두를 고르게 눌러 균일한 퀄리티를 유지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동서식품은 시장 후발주자로 나선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 최대한 많은 소비자에게 카누 바리스타 머신과 캡슐커피의 경험을 선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성수동에 이어 한남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남동 맥심플랜트 지하 2층에 마련된 '카누 캡슐 라운지' 팝업스토어에서는 카누 바리스타 머신에서 추출한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를 무료로 시음할 수 있다. 카누 전용 캡슐커피는 로스팅 강도에 차이를 둔 것은 물론, 아이스 전용 캡슐도 갖추고 있어 자신의 기호에 따라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팝업스토어에는 카누 바리스타 4컷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커피를 시음한 뒤 감상평을 남기고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면 리유저블 컵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세워둔 카누 바리스타 판매 목표는 차근차근 맞춰가고 있으며, 캡슐 판매 역시 전용 캡슐 매출이 40% 가까이 되는 등 기대치를 웃도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자사 머신과 캡슐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를 넓히는데 주력하는 동시에 리조트 등에 머신을 납품하는 B2B 사업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캡슐커피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