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프티콘 쓰려면 '상차림비' 내라?…BBQ 황당 요구에 소비자 피해 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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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프티콘 쓰려면 '상차림비' 내라?…BBQ 황당 요구에 소비자 피해 누적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03월 14일 0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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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매장에서 기프티콘 사용 시 '상차림비'를 요구하는 사례가 지속 발생해 소비자 불만을 야기하고 있다. [사진=안솔지 기자]
BBQ 매장에서 기프티콘 사용 시 '상차림비'를 요구하는 사례가 지속 발생해 소비자 불만을 야기하고 있다. [사진=안솔지 기자]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BBQ가 모호한 기프티콘 운영 정책으로 소비자 불편을 야기하고도 수수방관하고 있다. BBQ 매장에서 기프티콘 사용할 때 추가적인 '상차림비'를 요구받은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지만 본사 측에서는 매번 "개선하겠다"는 말뿐,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직장인 A씨는 지난달 9일 도봉구의 한 BBQ 매장을 방문해 치킨을 주문했다. 계산을 하면서 기프티콘으로 결제 의사를 밝히자 "매장에서 기프티콘을 쓰려면 상차림비 4000원을 내라"는 답변을 들었다.

A씨는 "상차림비를 내라고 해서 당혹스러웠다"며 "고객이 어떻게 사용하든 같은 제품이면 같은 가격으로 교환이 가능해야 하는데 매장에서 쓴다고 돈을 더 내라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상차림비까지 내면서 기프티콘을 쓰기는 아깝다는 생각에 카드로 결제한 후 매장을 이용했다. 매장을 나선 뒤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프티콘 상세 페이지 창에서 유의사항을 확인했지만, 한참 찾은 뒤에야 '교환은 대표전화 매장주문 및 매장방문하여 딜리버리 혹은 테이크아웃만 가능합니다.(내점불가)'라는 문구를 찾을 수 있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 중인 BBQ 상품 상세 페이지 최상단에는 기프티콘 사용과는 무관한 매장 이미지가 보여지고 있다. [사진=카카오톡 선물하기 화면 갈무리]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 중인 BBQ 상품 상세 페이지 최상단에는 기프티콘 사용과는 무관한 매장 이미지가 보여지고 있다. [사진=카카오톡 선물하기 화면 갈무리]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하는 BBQ 기프티콘 상품 상세 페이지를 보면 스크롤을 끝까지 내린 뒤 최하단의 '상품설명 펼치기'를 눌러야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글씨 크기도 작아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 사용처는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정보임에도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배치해, 소비자들이 오해하기 쉽다.

경쟁사인 교촌의 상품 상세 페이지 최상단에는 사용처와 함께 사용 방법에 따른 메뉴 구성 변화를 정확히 고지하고 있다. [사진=카카오톡 선물하기 화면 갈무리]
경쟁사인 교촌의 상품 상세 페이지 최상단에는 사용처와 함께 사용 방법에 따른 메뉴 구성 변화를 정확히 고지하고 있다. [사진=카카오톡 선물하기 화면 갈무리]

경쟁사인 교촌이 소비자를 위한 정보 전달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과는 정반대다. 교촌은 상세 페이지 최상단에 배달, 포장, 홀 매장 모두 기프티콘이 사용 가능하다고 밝혀두고 있다. 사용 방법에 따라 메뉴 구성이 상이하다는 사실도 정확히 알리고 있다. BBQ와 달리 사전에 매장과 고객 모두 혼선을 빚지 않도록 제대로 된 안내를 고지하고 있는 것이다. 

BBQ 측은 상차림비를 요구한 것에 대해선 "해당 매장의 고객 대응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라고 해명했다. 

기프티콘을 매장에서 사용하게 되면 배달이나 포장과 달리 각종 서비스 비용이 발생하고, 매장마다 제품 가격이 달라 이로 인한 추가금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기프티콘 서비스 시 '원칙적으로 매장 내 기프티콘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안내하고 있는데 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소비자의 오해가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매장 측의 대응 미숙으로 인해 불편을 초래했다는 것이 BBQ 측의 설명이다. 

BBQ 관계자는 "원래는 점주가 방문 포장이나 배달 주문만 가능하다고 설명해야 하는데 아르바이트생이나 다른 직원이 '상차림비'라고 표현한 것 같다"며 "일부러 방문한 손님을 내쫓을 수 없어 상차림비라는 명목으로 추가금을 받은 것인데 이는 사실상 상차림비보다 가격 차가 나는 부분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본사 차원에서 상차림비라는 단어를 쓰지 않도록 계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BBQ에서 기프티콘을 사용하려 하자 인당 2000원의 상차림비를 내라고 했다는 소비자 경험담이 올라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BBQ에서 기프티콘을 사용하려 하자 인당 2000원의 상차림비를 내라고 했다는 소비자 경험담이 올라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하지만 BBQ 매장에서 기프티콘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상차림비를 요구받은 소비자는 A씨 한 명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에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기도의 한 BBQ 매장을 방문했다 상차림비를 요구받았다는 경험담이 올라왔다. 

게시글을 올린 B씨는 "BBQ 치킨 쿠폰을 쓰려고 하니 인당 2000원의 상차림비가 있다고 했다"며 "이후 BBQ 본사 담당자와 통화를 했더니 본사에서 매장에 통화 후 주의를 줬고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BBQ 본사 측은 항의하는 소비자에게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답했고, 그로부터 7개월이 지난 지금도 "상차림비라는 단어를 쓰지 않도록 계도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비슷한 말만 반복되고 있을 뿐, 문제는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는 것이다. 

실제 A씨 제보를 받은 이후 이어진 취재 과정에서 지난달 또 다른 소비자도 마포구의 한 BBQ 매장에서 기프티콘을 사용하려다 추가금 5000원을 요구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처럼 BBQ 매장 측 응대로 인한 소비자 불편이 지속되고 있지만, BBQ 가맹 본사는 소비자가 문제를 제기할 때만 조치를 취하고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는 데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해결방법은 간단하다. 기프티콘 상세 페이지를 개선해 사용처 관련 정보를 소비자가 알아보기 쉽게 고지하면 된다. 하지만 BBQ 관계자는 이에 관해서는 "지금 당장은 별다른 조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상법상 위법 소지도 있다. 빠른 개선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전자상거래법상 제품에 대한 정보를 표시할 때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을 굵은 글씨나 눈에 띄게 표시해야 한다"며 "현재 소비자가 기프티콘을 구매할 때 매장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면 표시를 잘 보이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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