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IPO 시장 녹인 '폐배터리주'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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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IPO 시장 녹인 '폐배터리주'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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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컨슈머타임스 김지훈 기자] 글로벌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로 지난 2년간 호황을 겪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혹한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위축된 시장에서도 흥행에 성공하며 당당하게 증시에 입성한 종목이 존재했으니 바로 '폐배터리주'다.

대표적으로 비슷한 시기 IPO 시장에 도전한 성일하이텍, 새빗켐 등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향후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사업을 영위하는 이 기업들의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성일하이텍은 코스닥 시장에서 전일대비 1만9000원(19.77%) 급등한 11만5100원에, 새빗켐의 경우 전일대비 3200원(2.58%) 상승한 12만7100원에 장을 마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최종 서명하면서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급성장 기대감에 주가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성일하이텍은 배터리 리사이클링업체로 한국과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헝가리에 전처리 시설을 운영 중이다. 새빗켐의 경우 2차전지 전구체 복합액, 재활용 양극재를 주력으로 하는 폐전지 재활용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에 해당 기업들은 국내 대표 폐배터리 관련주로 꼽힌다.

이들 기업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IPO 침체기에 성공적으로 증시에 안착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심화 되면서 올 들어 기업들은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했다. SK쉴더스,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등이 상장예비심사 통과 후 상장을 철회했으며 CJ올리브영, SSG닷컴 등 대어들도 상장을 내년으로 미뤘다. 최근 호기롭게 IPO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쏘카는 호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반면 새빗켐은 상장 당일 공모가(3만5000원)의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상한가인 9만1000원까지 오르며 일명 '따상'을 기록했다. 성일하이텍의 경우 기관 수요예측에서 국내 IPO 역사상 가장 높은 226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4만7500원)을 초과한 5만원으로 확정하며 IPO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화려하게 증권 시장에 입성한 이들 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크다. IPO 시장에서 폐배터리 테마는 중요할 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 부진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도 이들 기업의 향후 성장성에 주목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빗켐은 전구체 복합액 리사이클 사업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전망된다"며 "2017년 이후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고 글로벌‧국내 전기차 폐배터리 발생량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전구체 복합액 리사이클링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은 2025년까지는 배터리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과 그에 따른 셀 스크랩 발생으로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2025년 이후는 전기차 폐배터리 발생량이 증가하면서 지속적인 고성장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일하이텍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습식제련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노골적으로 원자재를 무기화하는 국가가 증가하면서 자원 안보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며 "니켈, 리튬 등 2차전지의 주요 원료 수입국들은 자원 공급망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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