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상의 밑줄긋기] 토종 SPA 브랜드, 유니클로를 넘어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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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상의 밑줄긋기] 토종 SPA 브랜드, 유니클로를 넘어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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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국내 SPA 시장을 잠식해온 유니클로의 아성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가 주춤하는 사이 토종 브랜드들이 약진한 것이다.

하지만 축배를 들기는 아직 이르다. 차별화된 아이템 등 유니클로에 필적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내 8개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의 신용카드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유니클로의 올해 10월 매출액은 196억원으로 1년 전보다 67% 감소했다.

지난 11월에는 히트텍 무료증정 이벤트까지 열었지만 매출(11월 20일 기준)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5% 감소했다. 특히 히트텍 무료 증정 기간이었던 지난 15일~ 20일 매출액은 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9.6% 줄어들었다.

반면 신성통상 탑텐은 올해 10월 매출액이 작년보다 70%나 늘었다. 11월 1일~20일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8% 급증했다. 이랜드월드 스파오도 지난달 1일~20일까지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다만 토종 SPA 브랜드의 약진이 스스로 일궈낸 성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유니클로 불매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토종 SPA 브랜드의 경쟁력에 물음표가 붙은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토종 SPA 브랜드가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내놓은 것들은 유니클로의 기성 제품과 큰 차이점을 보이지 않고 있다.

SPA 브랜드 하면 떠오르는 기능성 내의 시장도 결국 유니클로의 '히트텍'(국내 2007년 출시)과 '에어리즘'(국내 2010년 출시)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량패딩 역시 유니클로가 2007년 출시한 '울트라 라이트 다운'과 유사한 제품만 성행할 뿐이다.

심지어 최근 이랜드리테일이 신제품으로 내놓은 '탄성팬츠'는 유니클로의 히트 상품 '감탄팬츠'가 연상될 만큼 이름마저도 유사하다.

유니클로 따라하기에 급급해서는 결코 유니클로를 넘어설 수 없다. 여전히 유니클로와 토종 SPA 브랜드 간의 격차는 큰 상황이다. 토종 SPA 브랜드 1위인 스파오의 지난해 매출은 3200억원으로 유니클로의 지난해 국내 매출액(1조3732억원)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도 영원할 수 없다. 평행선을 달리던 한일 관계는 양국 정상들이 나서 점차 해결의 실마리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유니클로 불매운동은 국내 소비자들이 토종 SPA 브랜드에게 만들어준 큰 기회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잠깐의 반사이익을 누리라는 것이 아니다. 유니클로를 넘어서는 토종 SPA 브랜드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다면 머지않아 판세는 바뀔 수 있다. 2000년대 중반 삼성, LG가 소니를 제치고 글로벌 TV시장의 최강자로 우뚝 섰듯 토종 SPA 브랜드들도 유니클로를 넘어서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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