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IBK기업은행장 둘러싼 '잡음'…결국 낙하산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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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IBK기업은행장 둘러싼 '잡음'…결국 낙하산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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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반발 거세지만…내부출신 후보군 마땅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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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오는 27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후임 인선과 관련해 기업은행 안팎이 시끄럽다.

관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하마평에 오른 가운데 기업은행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현재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관 출신 인사로는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 정은보 한·미 방위비협상 수석대표,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 등이다.

노조를 비롯한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낙하산 인사 배제'를 대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지난 2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 차기 입장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햠량 미달 낙하산 △권력 지향형 △IBK 공공성 파괴자 △밀실·라인 인사 △꼰대 리더십을 차기 행장의 부적격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노조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도 기업은행장만큼은 관료를 선임하지 않았다"며 "금융노조가 제시한 기업은행장 인사원칙을 지키지 않을 시, 다가오는 총선에서 금융노조는 민주당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지원을 위해 1961년 설립된 국책은행으로, 행장 선임은 금융위원장이 임명제청한 후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 때문에 정부의 입김이 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과 달리 그 역할이 시중은행에 더 가깝기 때문에 최근 10년 동안은 내부출신이 행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0년부터 조준희 행장을 시작으로 권선주·김도진 행장까지 3연속 내부출신 행장이 선임되며 외형 확장에 성공했다. 특히 김 행장은 지난해 기업은행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다만 내부출신 행장의 한계도 드러났다. 금융당국과의 소통에 애를 먹으면서 각종 논란에 휩싸인 것.

우선 기업은행은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기조에 맞춰 파견·용역 근로자를 정규직 전환시켰지만 그 과정에서 '꼼수' 논란이 불거졌다. 파견·용역 근로자들을 기업은행이 아닌 새로 설립한 자회사 'IBK서비스'의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이 문제가 됐다.

지난해 11월 기업은행의 자회사인 IBK투자증권은 채용비리에 연루돼 증권사 최초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또 다른 자회사인 IBK캐피탈은 고금리 대부업체에 수년간 '돈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대부업체에 대한 신규대출을 중단하기도 했다.

또한 기업은행 내부에서도 마땅한 인물이 부각되지 않고 있어 관료출신 인사에 대한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내부출신으로는 시석중 IBK자산운용 대표,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 임상현 기업은행 전무 등이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시 대표는 IBK자산운용의 실적이 취임 전 보다 하락하는 등 경영능력에 의문부호가 붙었고, 김 대표는 IBK투자증권 대표 연임으로 무게추가 쏠리고 있다. 임 전무는 은행을 떠났다가 김도진 행장이 다시 불러들인 인사로, 이번에 물러나는 김 행장의 거취에 따라 함께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안전성 측면에서 보면 내부출신 선임으로 가는 것이 맞겠지만 아직 준비되지 않은 인사를 무작정 수장으로 앉히는 것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관 출신이라도 금융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고 기업은행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인사라면 오히려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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