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원인은 인근 비료공장 '연초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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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원인은 인근 비료공장 '연초박'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11월 14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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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90여명이 사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22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한 원인이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인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14일 '익산 장점마을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조사'를 통해 마을 인근 '금강농산'이 비료를 만들기 위해 사들인 연초박이 주민들의 암 집단 발병과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금강농산이 퇴비로만 사용해야 할 연초박을 불법적으로 유기질 비료로 만드는 가열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날려 주민에게 영향을 끼친 것이다.

검출된 발암물질은 연초박에 함유된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 등이다.

TSNAs에 함유된 NNN과 NNK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간암과 식도암, 자궁경구암 등을 일으킨다. PAHs에도 폐와 피부에 암을 발생시키는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포함돼 있다.

금강농산은 2009∼2015년 TSNAs가 함유된 연초박을 KT&G 신탄진공장 등에서 2000t 넘게 반입했다.

또 환경부가 이날 발표한 '장점마을 주민 건강 영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료공장이 들어선 2001년부터 2017년까지 22명의 암 환자가 발생해 전체 암 발생률은 일반지역보다 1.99배 높았다.

담낭·담도암은 15.24배였으며 피부암은 11.6배였다.

조사와 별도로 주민들은 피부질환이나 우울 증상, 인지기능 저하 등도 호소하고 있다.

최재철 주민대책위원장은 "연초박이 암 발병의 원인이라는 주민의 주장에 대해 익산시는 수년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심지어 금강농산에 환경 우수상을 주기도 했다"며 "주민 20여명이 암으로 사망했고 지금도 6명이 투병을 하는 만큼 익산시와 KT&G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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