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끊임없는 매각설…시장 반응은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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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끊임없는 매각설…시장 반응은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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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구애' KB·우리금융도 관심 없어…매물 가치 높지 않아
▲ 뤄젠룽 동양생명 대표
▲ 뤄젠룽 동양생명 대표
[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동양생명이 대주주인 중국의 안방보험그룹 리스크로 인해 끊임없이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지만 매각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현재 생명보험사에 대한 시장의 수요는 많으나 동양생명에 관심을 두는 곳은 없어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동양자산운용·ABL글로벌자산운용 매각을 마무리한 안방보험이 한국 내 보험 계열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매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2015년 동양생명을 인수한 안방보험은 창업주의 사기·횡령 혐의와 보험업법 위반으로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가 위탁경영을 맡았다. 중국 정부는 안방보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안방보험의 해외 자산 매각을 진행 중에 있으며 동양생명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동양생명은 잠재적 매물로의 가치가 높지 않은 편이라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순이익이 급감하고 있고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 확대로 인한 자본확충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548억원으로 전년(1900억원) 대비 71.2%(1352억원) 감소했다. 매출액(수입보험료)는 7조1397억원에서 5조7869억원으로 18.9%(1조3528억원) 줄었다. 영업이익 또한 726억원으로 전년(2466억원) 대비 70.6%(1740억원) 감소했다.

동양생명은 그동안 저축성보험에 집중하면서 추가 준비금 적립액도 더 필요한 상황이다. IFRS17이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은 매출이 아닌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9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3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등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여유 있는 자본력을 확보했다고 보기 힘든 실정이다. 지난해 12월 말 동양생명의 RBC비율은 전년(211.3%) 대비 5.8%포인트 하락한 205.5%로, 생보사의 평균 RBC 비율인 271.2%보다 65.7%나 떨어진다.

저축성보험의 부작용으로 인해 동양생명의 장기신용등급전망도 하향 조정됐다.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지난 2일 정기평가를 통해 동양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등급과 후순위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로 하향 조정했다.

이 같은 이유로 동양생명의 시장반응 또한 냉담하다. 실제로 생보사에 구애를 펼치고 있는 KB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도 동양생명에 대해선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KB금융 관계자는 "생보사 인수를 위해 여전히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현재 거론되는 후보에 대해 논의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하며 동양생명 인수 가능성도 점쳐졌던 우리금융도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말 자사주를 매입한 뤄젠룽 동양생명 대표는 매각이슈를 잠시 가라앉히기 위해 내실경영 의지를 다지며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18일 열린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에서 "어려울 때 빛을 발하는 위기극복 DNA와 지난 30년 차별화된 전략으로 성장해 온 동양생명만의 전문성으로 더욱 멋진 미래를 열어나가자"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동양생명이 대주주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뤄젠룽 대표의 의지대로 '홀로서기'에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현재로서는 자구방안도 딱히 없고, 뤄젠룽 대표도 매각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시장의 평가를 다시 받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며 "다만 내실 없이 단순한 외형성장만으로는 동양생명의 가치가 올라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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