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6년 만에 '사장' 선임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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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6년 만에 '사장' 선임한 속사정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3월 26일 0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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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사장에 윤열현 상임고문…신창재 회장 FI 협상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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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교보생명이 최근 신임 사장을 임명했다. 교보생명이 사장을 임명하는 것은 6년 만이다. 하반기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신창재 회장에게 집중된 경영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경영권 안정을 꾀하는 인사로 해석된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윤열현 상임고문을 신임 사장에 선임했다.

교보생명 사장 자리는 2013년 신용길 사장(현 생명보험협회장) 이후 6년째 공석이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신창재 회장에게 업무가 몰리면서 이를 분담할 사람이 필요했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사장 인사를 진행했다"고 했다.

새로 임명된 윤열현 사장은 앞으로 보험 사업을 총괄한다. 윤 사장은 2005년 교보생명이 대형 보험사로는 최초로 도입한 외국계 점포 형태인 FP 지점 체제를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하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교보생명의 이번 사장 선임은 신창재 회장에게 집중된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현재 재무적 투자자(FI)들과 풋옵션(보유한 주식을 일정한 시기나 가격에 되팔 권리) 행사와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다.

이번 갈등은 2012년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 등이 1조2054억원(주당 24만5000원)을 들여 대우인터내셔널이 가진 교보생명 지분 24.01%를 인수한 것이 단초가 됐다.

당시 어피너티와 신 회장은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이 상장에 실패하면 신 회장에게 이 지분을 되팔 수 있는 계약(풋옵션)을 체결했다. 하지만 상장은 계속 지연됐고 어피너티는 작년 10월 결국 풋옵션을 행사해 신 회장에게 자신들의 지분을 사달라고 했다.

어피너티는 신 회장에게 주당 40만9000원에 주식을 되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액수면 신 회장은 2조원에 이르는 돈을 조달해야 한다. 자금력이 부족한 신 회장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절반 이상을 포기해야 하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이에 이번 인사를 두고 경영권이 위협받는 신 회장의 내부 단속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교보생명이 국내 금융지주에 회장 지분을 공동으로 매각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신 회장과 일부 임원이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사장은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기존 경영진의 힘을 빼는 역할과 동시에 조직 안정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금융지주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며 "하반기에 상장할 수 있도록 협상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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