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정의 증권톡] 같은 죄목, 다른 길 걷는 삼성바이오와 경남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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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정의 증권톡] 같은 죄목, 다른 길 걷는 삼성바이오와 경남제약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2월 20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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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최근 주식시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경남제약으로 들끓고 있다.

삼성바이오와 경남제약은 똑같이 고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는데 삼성바이오는 거래가 재개된 반면 경남제약은 상장폐지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경남제약의 경우 최종심의 과정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대로 통과될 것으로 보여 주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4조5000억원 분식회계로 과징금 80억원을 받고도 거래가 됐지만 경남제약은 49억원대 분식회계에 과징금 4000만원을 받고 상장폐지를 앞둔 것을 보면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질 만 하다. 경남제약 투자자들은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청와대 게시판 등을 통해 "삼바는 되고 경남제약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항의했다. 또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행태라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거래소는 기업의 계속성과 재무안정성 등에서 삼성바이오와 경남제약이 큰 차이를 보였다는 입장이다. 기업 존속 가능성이 삼성바이오가 훨씬 높다는 이유다. 삼성바이오는 기업의 계속성 등에 문제가 없지만 경남제약은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남제약에는 지난 5월 기심위에서 개선기간을 6개월 부여했는데도 경영진 투명성이나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실제 경남제약은 최근 3개월 사이 대표가 두 번, 최대주주가 한 번 바뀌는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 역시 투명하지 만은 않다. 삼성바이오는 올해 3분기 매출 1011억원, 영업이익 1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7%와 48.87% 감소했으며 전분기와 비교하면 19.4%, 55.7%가 줄었다. 삼성바이오도 계속 이익이 발생하지 않아 기업의 계속성 관점에서 봤을 때 경남제약보다 월등히 낫다고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삼성바이오는 분식회계 혐의 판단만 나온 상태다. 배임과 공모혐의 등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아 추가 혐의에 대해서도 배재할 수 없는 불안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삼성바이오의 경우 분식 회계를 통해서 상장을 했다는 점이다. 경남제약은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후 2008~2013년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반면 삼성바이오는 2015년 말 고의 분식회계를 저질렀으며 분식된 재무제표를 가지고 2016년 공모와 상장 신청을 했다. 상장 전 대규모 분식회계가 있었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상장 폐지를 검토했어야 한다. 하지만 삼성바이오의 상장의 적격성 여부를 심사하는 기업심사위원회는 1차 심사 만에 상장유지를 결정했으며 이튿날 바로 거래가 재개됐다.

거래소가 신중하게 상장폐지 여부를 검토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시장거래의 투명성을 보호해야 할 거래소가 분식 회계를 바탕으로 상장한 삼성바이오의 거래재개를 결정한 것은 시장 질서를 무너뜨린 오판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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