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직원몰'이 '쇼핑명당'으로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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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임직원몰'이 '쇼핑명당'으로 뜨고 있다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4월 24일 0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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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현대차 그룹 등 복지차원 운영 인기…거품 빼 시중가 절반 제품도
   
▲ 삼성가족구매센터 홈페이지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삼성, LG, 현대∙기아자동차 등 일부 그룹사가 자사 임직원들을 상대로 운영하고 있는 '임직원쇼핑몰'이 소비자들 사이에 '쇼핑명당'으로 통하고 있다.

이윤추구보다는 '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판매되는 각 제품들의 가격경쟁력이 시중보다 월등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품군도 백화점 수준으로 다양한데다 '노세일' 브랜드들도 일부 할인된 가격으로 만날 수 있어 지인을 통한 '대리구매'도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 '노세일' 브랜드도 일정정도 할인

23일 재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가족구매센터'(이하 가족센터), '삼성전자 패밀리넷몰'등을 통해 자사 직원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이날 롯데백화점 인터넷 쇼핑몰에서 163만2100원에 판매되고 있는 대우클라쎄 스탠드형 김치냉장고(FR-Q37LPNS)를 가족센터에서는 137만1115원에 구매할 수 있다. 무려 26만원이나 저렴하다.

남성용 나이키 운동화 에어 와일드카드(385446-001) 모델은 가족센터에서 4만731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에서 같은 운동화가 9만8120원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가족센터는 신세계백화점의 '신세계몰'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품목도 백화점 수준이다. 또 몽블랑(MONT BLANC)과 같은 대표적 '노세일' 브랜드 제품들도 여기에서는 일정정도 할인된 가격에 만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이 밖에도 명절 전후로 지급되는 상품권이나 삼성카드 추가 할인, '임직원 특가 파격 세트'등의 이벤트까지 고려하면 시중에서보다 훨씬 알뜰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삼성 관계자는 "전자제품의 경우 한도금액 내에서 복리후생 비용으로 추가할인이 된다"며 "영업부서를 통해 물건이 출고되는데 시중의 전자제품 매장에 비해 조금 더 저렴하다"고 밝혔다.

직원들에게 이런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복지차원에서 진행되는 일인만큼 회사가 전혀 이익을 남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LG와 현대기아차도 상황은 비슷하다.

LG전자와 LG생활건강 등은 계열사별로 임직원 관련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품목 별로 조금씩 할인 폭이 다르기는 하지만 시중가와 비교해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연간 100만원 정도의 복리후생 포인트가 지급되는데 임직원 몰에서 해당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어 인기가 있다"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임직원 쇼핑몰의 작년 연매출은 약 300억원 수준. 올해는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중간 유통 마진이 없어 낮은 가격으로 생활용품과 화장품을 임직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며 "현재 일 평균 약 2500건 정도 주문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 "수요가 많아 박리다매가 가능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명절에는 임직원 쇼핑몰에서 사용 가능한 상품권도 지급된다"며 "직원이 5만 여명 정도 되는 만큼 수요가 많아 박리다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임직원몰의 저렴한 가격이 입소문을 타면서 해당 기업에 근무하는 친척이나 지인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카페 등을 중심으로 임직원 쇼핑몰의 제품 가격과 백화점, 일반 마트의 가격 등을 비교 문의하는 글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임직원몰'의 저렴한 가격이 입소문을 타면서 알뜰 소비자들에게 어느새 '최저가'의 기준이 되고 있는 것. 구매대행을 요청하는 게시물까지 등장해 인기를 실감케 한다.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마련한 각 기업들의 '임직원몰' 인기가 이제 업체들의 담장을 넘어 인터넷 최저가 시장의 인기까지 넘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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