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원동력으로 중소기업을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성 없는 제안들만 쏟아지는 탓에 국내 중소기업들은 제자리 걸음 중이다.
'9988'. 국내기업 중 99%가 중소기업이고 근로자의 88%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인구 대다수가 중소기업에 몸담고 있는 셈이다.
대기업들이 선전해도 매출이 감소하거나 문을 닫는 중소기업이 늘어날수록 국내 경제가 위험해지는 이유다.
이 책의 저자 김경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지식경제부 지역경제정책관, 무역위원회상임위원 등 30년간 공직에 몸담았다. 공직생활 중 중소기업, 무역 통산, 산업정책 및 기업투자 등 주요 분야를 거쳤다.
그는 단순히 '중소기업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사회 전체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방법들을 명료하게 제시한다. △임대 공장부지 제공 △지역 산업 클러스터 활성화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 착출을 제어할 수 있는 부당스카우트 심의위원회 등 중소기업 중심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실천 방안을 담아냈다.
저자는 앞으로 3년 이내에 새로운 성장 원동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경쟁성장률은 2.0%를 기록했지만 소위 '잘 나가는' 소수 대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에 그쳤다. 작년 4분기 상장회사의 3분의 1이 적자를 기록했다. 소수 기업에 올인하는 전략대신 국가경제 전반의 기반을 단단히 다져나가야 한다.
1990년대 중반을 떠올려보자. 반도체 열풍을 타고 소수의 기업이 한국 경제를 견인했던 시기다. 반도체 가격이 폭락하자 관련 기업뿐 아니라 국가경제까지 흔들리게 됐다. 이 같은 행보를 답습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한국 경제는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을 하느냐 못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올해부터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을 찍는 2016년까지의 3년이 매우 중요하다고 저자는 설득한다.
경제구조의 커다란 축이 수년 안에 이동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기대를 걸어본다.
중소기업 강국으로 가는 길…김경수 지음 / 메디치 / 224쪽 / 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