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인생 학교…종교전문기자의 '그리스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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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인생 학교…종교전문기자의 '그리스 답사기'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4월 18일 0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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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지음 / 휴 / 388쪽 / 1만6000원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지혜의 선구자들을 품었던 그리스는 헉헉거리던 숨을 돌려 쉬며 생각을 전환하는 데 최적의 장소였다."

인도와 이집트, 이스라엘과 티베트, 중국 등 오지 기행으로 정신의 원형을 탐구했던 저자 조현의 발걸음이 이번에는 그리스로 향했다. 살아있는 역사와 신화의 땅 그리스.

조현은 1996년부터 한겨레신문사에서 취재기자로 일하고 있다. 사회부와 정치부를 거쳐 종교분야에 자원했다. 홀연히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던 그가 그리스에서 오늘날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수많은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섰다.

저자는 책으로 만나는 그리스 신화나 '관광'을 위한 그리스가 아닌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히며 얻은 풍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속의 삶을 기꺼이 버리고 은둔 수행자의 신비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수도자들과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 수많은 철학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다.

"인간이란 얼마나 이상한 존재인가. 누군가는 욕망을 키우고 키워 하늘까지 바벨탑을 쌓으려 하는데 이와는 반대로 누군가는 세속적 욕망을 포기한 채 자신을 비우고 또 비워낸다."

저자는 '나는 과연 버려야 할 것을 버렸는가'라는 질문을 품고 그리스에서 답을 구하려 한다.

그리스 탐험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수도자들의 땅 아토스 산에서부터 시작된다. 제우스가 호령하던 올림포스신전, 알렉산드로스의 기도신전이 있는 고대 디온과 세상의 운명을 점쳤던 예언신전 델피를 지난다. 이상국가 스파르타와 철학의 본고장 아테네, 자유의 섬 크레타, 트로이 목마가 있는 고대도시 트루바를 넘나든다.

저자와 함께 그리스 시간여행을 떠나다 보면 삼과 죽음, 소유와 무소유, 탐욕과 자족에 대한 근원적 질문에 마주하게 된다.

"메테오라, 아토스산, 산토리니처럼 절경을 자랑하는 곳들은 대부분 지진이 있었던 지역이다. 당대에 살았던 이들에겐 엄청난 재앙이었겠지만 후대 사람들에게는 이토록 아름다운 절경을 남겨주었다. 수직 바위엔 벌집처럼 보이는 동굴이 있는데 수도자들은 수십 미터, 심지어 수백 미터의 줄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수도를 했단다. 신앙이란 도무지 무엇인가. 세상을 초월해 저 높은 곳을 향하는 인간의 이상은 어디까지 가 닿을까"

'하늘 위의 수도원'을 본 저자의 고독과 죽음에 대한 고찰이다.

질문은 계속된다. 자족을 모르는 탐욕의 끝은 어디인가? 국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삶에 지친 나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고 치유한 적이 있는가? 우리는 지금 어디에서 길을 잃었는가?

그리스에서 만난 지혜의 선구자들이 어떤 답을 했을지 궁금해진다.

그리스 인생 학교…조현 지음 / 휴 / 388쪽 /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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