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수 잡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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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수 잡코리아 대표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12월 31일 0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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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창출보다는 기업과 구직자 양측의 니즈 충족에 주력할 것"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취업시장에 한파가 휘몰아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매출액 기준 국내 600대 기업 대상으로 내년 경영환경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20대 대기업 중 19개 기업이 신규채용을 올해 수준에 동결하거나 적게 뽑을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자의 스펙 상향평준화로 근심이 가득한 구직자들에게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구직자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루가 멀다고 취업포털을 방문한다. 새로운 채용 소식과 본인 이력서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취업포털 업계 1위 잡코리아의 김화수 대표를 만나 새해 취업시장 전망과 구직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을 들어봤다.

Q. 올해 취업시장은 불황이었습니다. 내년에는 상황이 조금 나아질까요?

==최근 3년(2010년, 지난해, 올해)간 취업시장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가 가장 좋지 않았습니다. 가을로 넘어갈 때만해도 회복세를 보이는 것 같았지요. 대선 이후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4분기 진입 후 경기불황이 계속되자 기업들은 정리해고 등 인력감축을 진행했습니다. 문제는 인력감축을 다음해로 미뤄둔 기업이 적지 않다는 것이지요.

고용은 기업 입장에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신입사원 한 명에게 장기적으로 억대의 비용이 투자되기 때문입니다. 보수적인 의사결정일수록 호황에는 둔감하지만 불황에는 민감한 법입니다.

올 초 정부가 예측한 경기성장률은 4%대였어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하락했지만 연초 기대치가 그 정도였다는 것입니다. 반면 대기업들이 예상하는 내년 경기성장률은 2.5%정도입니다. 예상 성장률이 3%미만으로 하락한 까닭에 올해 대비 고용시장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이직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3~4년마다 직장을 옮기는 풍토가 확산됐고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신입사원을 뽑지 않고 경력자 채용만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모토로라, 야후 등 외국계열 기업들이 갑자기 문을 닫았습니다. 외국계열 기업에 입사해도 안전할까요?

==취업자들이 선망하는 외국계열 기업과 최근 철수한 기업들은 성격이 다릅니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기업들은 생산, 유통, 판매 등 완결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곳과 판매, 유통만 담당하는 곳이 있습니다. 또 외국 본사의 100% 투자가 이뤄진 업체와 외국본사와 국내기업의 공동투자로 설립된 업체가 있습니다.

판매, 유통만 담당하는 기업은 대부분 외국 본사의 100% 투자로 운영됩니다. 이 경우 국내시장에서 철수가 용이합니다. 야후, 모토로라, HTC처럼 말입니다. 모든 외국계열 회사는 국내시장 철수라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완결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업체일수록 위험부담을 줄어드는 셈이죠.

Q. 구직자 입장에서는 무턱대고 경기가 좋아지길 기다릴 수 없습니다.

   
 

==경기가 좋아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만약 경기가 좋아진다 해도 취업시장은 크게 호전되지 않을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호황에는 둔감하고 불황에는 민감한 게 취업시장이니까요.

취업시장이 어렵다는 말은 전체 일자리 수가 줄었다기 보단 구직자가 원하는 일자리 수가 줄었다는 것을 뜻 합니다. 대학만 나오면 취업이 가능했던 시절에 비해 지금은 비정규직 일자리가 너무 많습니다. 비정규직 수가 늘어나는 만큼 구직자가 원하는 일자리는 축소될 것입니다.

회사는 비정규직과 임금 협상을 하지 않습니다. 비정규직 사원은 사측이 제시하는 금액에 맞춰질 수 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임금인상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 입니다. 4~5년 경력이 쌓여도 급여는 제자리입니다. 비정규직의 경력자 이직조차 쉽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Q. 시간이 지날수록 직업을 구하기 더 어려워진다는 얘긴데, 그렇다면 구직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세요. 취업자들은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의 브랜드 순위를 구직의 척도로 활용합니다. 인기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좋은 직장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또 구직자들이 대기업, 공무원시험 등에 몰리면서 재수·삼수로도 취업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자칫 시간을 허비하면 중소기업을 가고 싶어도 갈수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됩니다. 재수·삼수를 하다보면 (동종업계에서) 1~2년 경력을 가진 경쟁자가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에 놓이면 취업을 할 수 있는 곳은 비정규직 밖에 남지 않습니다.

10년 전만해도 '눈 높이를 낮춰라'며 중소기업을 추천했습니다. 당시 구직자들은 스펙을 쌓고 취업 재수를 하면 어떻게든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중소기업에 지원해야 할 명확한 이유가 생겼습니다.

Q. 취업자들은 자기소개서와 이력서에 많은 공을 드립니다. 어떻게 작성해야 인사담당자 눈을 사로 잡을 수 있을까요?

==저라면 첫 줄은 '이 일을 하고 싶다'로 시작하겠습니다. 그 다음 줄은 '이 일을 하기 위해 나는 어떤 준비를 했다'로 채웁니다. 이 두 문장은 어떤 내용보다 중요하지만 많은 취업자들이 간과하는 부분입니다. 내가 얼마나 해당 업무 혹은 기업을 갈망하고 있는지 보여줘야 합니다. 이것은 지원자의 업무 몰입도를 가늠케 합니다. 몰입도가 낮은 직원은 2시간 걸리던 업무를 1시간에 끝낼 수 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낼 수 없습니다. 기업은 투자비용보다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낼 수 있는 몰입도가 뛰어난 인재 원합니다.

요즘 취업자들은 커뮤니티에 올라온 합격자 후기를 답습합니다. 창의적 접근법이 무시된 천편일률 적인 방법을 선택합니다. 동일한 전략으론 절대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습니다. 기업에 맞게 업종에 맞게 세부적인 계획을 구성해야 합니다.

자기소개서, 이력서 이외에 그동안 자신이 축적했던 경험을 포트폴리오로 작성하세요. 어떤 업종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회계 기업에 입사를 원한다면 학부시절 수강했던 회계수업의 리뷰를 작성해서 함께 제출하세요.

   
 

Q. 외모도 취업 스펙이라며 성형수술을 감행하는 구직자도 있습니다. 구직자에게 외모가 경쟁력이란 말에 동의 하십니까?

==키 포인트는 호감을 줄 수 있느냐 없느냐 입니다. 간혹 누가 봐도 표정, 말투, 버릇 등이 눈에 거슬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미모가 아니라 태도입니다. 얼굴이 예쁜 사람도 몇 마디 나누면 정이 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본인의 태도에 문제점이 발견됐다면 반드시 수정해야 합니다.

Q. 해가 지날수록 취업문은 좁아지고 경쟁자 쏠림 현상은 심해진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우울한 상황에서 잡코리아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구직자는 최대한 기업에 관련된 많은 정보를 뽑아내길 바랍니다. 기업은 빠른 시간 안에 좋은 인력을 구하길 원합니다. 잡코리아는 양측의 니즈를 모두 충족 시켜줄 수 있는 방안을 항상 고민합니다.

현재 동영상, 포토 채용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잡코리아는 업체를 직접 방문해 업무 분위기, 전경, 각종 시설들을 무료로 촬영해 구직자들에게 제공합니다. 문서만으론 회사의 모든 부문을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실제로 동영상 채용정보 이용한 중소기업에 지원자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업들이 내는 채용공고가 구직자 눈에 잘 보이게 문자로 재정리해주는 컨버팅 프로그램도 곧 출시될 예정입니다.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까 고민하기 보단 양측이 추구하는 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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