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가 또 '인상폭탄'…서민들 미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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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물가 또 '인상폭탄'…서민들 미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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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8월 13일 0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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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까 말까
 9일 농수산물시장에서 시민들이 배추를 살펴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7월 생산자물가 동향에서 농림수산품이 폭우에 따른 채소, 과실류 출하량 감소 등으로 전월대비 5.7% 상승했다고 전했다. 유통업계에도 배추, 고추, 상추 등 가격이 한달사이 60-80% 정도 올랐다고 전했다. 2009.8.9
 

의식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활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서민들에게 적지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13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작년 말 가공식품 가격이 대거 인상된데 따른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채소와 설탕값이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더 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궂은 날씨 탓에 채소 가격이 폭등하고 공공요금도 인상됐다. 여기에다 부동산가격이 오르면서 주거비용도 커지고 있다.

  
◇생활 물가 곳곳에서 들썩

설탕 가격이 오르면서 빵, 햄, 우유, 음료수, 과자 등 가공식품 전반에서 도미노 가격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국제 원당가격 급등을 반영해 오는 17일부터 설탕 가격을 평균 8.9%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당은 11일 현재 톤당 2천964 달러로 작년 9월15일에 비해 63.57% 올랐다.

대두 가격도 부셸당 1,216.50 센트로 지난 3월3일에 비해 40.96% 상승해서 식용유, 콩류 제품 가격 인상이 우려되고 있다.

채소 가격은 잦은 비로 인해 금(金) 값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11일 기준 상추(100g) 가격은 1천106 원으로 한 달 전보다 배 가까이 올랐고 깻잎(200g)도 3천165 원으로 43%나 상승했다.

교육비도 심상치 않다. 일단 고등학교 교과서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가격이 자율화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교과서는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이미 14.5% 인상됐다.

가뜩이나 학부모의 허리를 휘게 하는 학원비도 우려 대상이다. 최근 법원은 사교육 경감대책의 핵심 정책수단 중 하나인 수강료 상한제 운영방식이 헌법에 배치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놨다.

게다가 정부가 TV와 냉장고, 드럼 세탁기, 에어컨 4개 품목에 대해 개별 소비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최소 5% 이상 가격 인상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공요금, 교통요금 인상 행진

원자재 가격 부담을 내세워 공공요금도 오르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의 택시 기본요금이 각각 6월과 8월부터 500 원, 400 원씩 올랐고 전기요금은 지난 6월27일부터 평균 3.9% 상승했으며 가스요금도 평균 7.9% 인상됐다.

서울시의 지하철과 버스요금은 내년에는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가격의 동향을 나타내는 CRB지수는 지난 3월2일 200.34로 최저점을 찍은 뒤 상승추세를 보여 11일 현재 262.04까지 61.7포인트 올랐다.

이 중 국제 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지난 11일 배럴당 71.72 달러에 거래돼 작년 12월26일 34.66 달러에 비해 두 배가 됐다.

이에 따라 항공요금도 다음 달부터 국제선 왕복 기준으로 최대 5만7천 원 오른다. 6개월 만에 유류할증료가 다시 부과되기 때문이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도 3천300원에서 4천 원대로 올라간다.

국내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판매 가격도 11일 평균 ℓ당 1천661 원으로 6월 셋째 주부터는 줄곧 1천600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가정용으로 주로 쓰는 프로판가스와 차량용 부탄가스의 가격도 전달대비 11.2%, 7.4% 인상됐다.

  
◇부동산 가격 상승 부담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상가 매매 가격이 오르면서 가뜩이나 높은 수준인 권리금.보증금과 월세 등 임대료가 동반 상승했다. 상가임대료가 인상되면 상품가격에 반영돼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

상가임대 정보포털 점포라인에 따르면 서울 중구 지역 상가의 평균 매매가는 4월 1억6천만 원에서 7월 2억200만 원으로 26.3% 올랐다.

이에 따라 권리금은 7월 1억5천100만 원으로 46.6% 뛰었고 월세 역시 4월 400만 원에서 5월 290만 원으로 떨어졌다가 7월 360만 원으로 다시 상승했다.

전세가격 상승은 통계청 물가에는 잡히지 않지만 체감 물가 상승의 주범이다.

지난달 서울의 전세종합지수가 전달보다 0.7% 상승했다. 이 중 송파구(1.8%), 강서구(1.7%), 서초구(1.6%), 도봉구(1.3%) 지역의 아파트 전세금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수도권에서도 과천(2.8%), 수원 장안구(1.9%), 화성시(1.6%), 남양주시(1.6%) 등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체감물가, 지표물가와 괴리

체감 물가와 달리 지표 물가는 비교적 안정돼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6%로 9년 2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달대비 상승률은 0.4%였다. 이는 작년에 워낙 많이 오른 데 따라 기저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국제 원자재 가격 동향을 불안 요인으로 지목하면서도 지표 물가가 크게 뛰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장재철 수석연구원은 "환율이 안정되며 물가가 하향 안정화 가능성이 있고 하반기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기 대비 2.2%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물가가 불안할 정도로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올해 물가상승률은 연간 2.7%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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