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인턴들 다시 '백수의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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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인턴들 다시 '백수의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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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8월 13일 0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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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채용시장이 다시 얼어붙은 가운데 주요 은행들의 인턴십 프로그램도 종료를 앞두고 있다.

상당수 은행이 하반기 공채 일정조차 잡지 못한 가운데 공채를 하더라도 인턴을 우대하는 곳은 많지 않아 인턴 생활을 마친 이들은 다른 직장을 잡거나 백수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일부 인턴들은 "백수가 되느니 인턴으로 남겠다"며 계약 연장을 요구하는가 하면 다른 은행으로 자리를 옮기는 `메뚜기 인턴' 사례도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7월 24일 `대학생 인턴 제도'를 마쳤다.

이 은행은 올해 초 하루 7시간씩 주 3일 근무제로 인턴 500명을 채용했고 이들 중 300명은 취직 또는 진학하거나 적성에 맞지 않아 중도에 짐을 쌌다. 나머지 200명은 인턴 기간 종료와 함께 은행 문을 나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인턴 가운데 정규직 채용 계획은 없다"면서 "당초 취업 준비 기간 제공을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한 프로그램으로, 인턴을 추가로 뽑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월 4주짜리 단기 인턴 650명과 6개월짜리 장기 인턴 200명 등 총 850명을 뽑았다.

장기 인턴의 계약 기간은 지난달 31일 만료됐으나 인턴들이 계약 연장을 요구하면서 남은 인원 158명을 대상으로 9월30일까지 계약 기간을 두 달 연장했다.

국민은행 인사 담당자는 "공채시즌이 아니기 때문에 은행에 남아서 취업을 준비하려는 것 같다"며 "우수 장기 인턴은 신입행원 채용 때 우대할 예정이지만 아직 하반기 채용 계획이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말 300명을 채용해 6월 중순 1차 인턴십을 마친 데 이어 2차로 6월 말 300명을 채용해 현재 266명이 근무 중이다. 근무 기간은 9월 18일까지다. 우리은행은 9월 중 200명을 선발할 정규직 공채에서 약 20%를 인턴 중에서 뽑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오는 9월 계약이 끝나는 인턴 300명 가운데 성적 우수자에 한해 공채 때 가산점을 준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하반기 공채 여부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기업은행 인턴 173명의 계약 기간은 오는 9월 25일 만료된다. 이 은행은 9월 말 공채 때 인턴 수료자에 한해 1차 시험(서류 전형) 면제 혜택을 줄 방침이며, 오는 11월 말 200명의 인턴을 추가로 뽑을 예정이다.

상반기에 46명의 인턴을 채용한 자산관리공사는 9월 말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만큼 100명을 추가로 뽑고 있다. 특히 100명중 50명은 신용회복지원을 받는 사람의 자녀를 채용키로 해 눈길을 끈다.

대구은행도 최근 인턴 100명을 뽑아 본점과 영업점에 배치했으며 근무기간은 10월 9일까지 2개월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 6월 `세일즈 인턴' 100명을 채용했으며 현재 65명이 근무 중이다. 연수 기간이 다른 은행들과 달리 1년으로 긴데다 일정 건수의 대출과 예·적금 유치 등을 연수 과제로 내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기도 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세일즈 인턴을 통해 실적을 올리려는 것이 아니라 현장 경험을 통해 사회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모 은행의 인턴 K씨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인턴으로 뽑혔지만,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희망이 없어서 대부분 틈나는 대로 다른 직장을 알아보거나 은행 공채 공고가 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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