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셜커머스에 기생하는 '독버섯' 짝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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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셜커머스에 기생하는 '독버섯' 짝퉁
  • 문유진 기자 eugene@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9월 17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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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업계가 시끄럽다. 모공을 청소하는데 쓰이는 제품이 유명브랜드를 모방한 짝퉁제품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생소한 뉴스는 아니다.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논란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딘가 모양새가 다르다.

다양한 유통루트를 통해 정품을 판매하던 수입업체가 있었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을 받았다. 기업입장에서는 별도의 확인작업을 거치는데 비용과 인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의심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1년여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정품은 슬쩍 짝퉁으로 바뀌어있었다. 포장을 일일이 뜯어 전수조사를 하지 않는 이상 판매자는 알 수가 없다. 정품과 1:1 비교가 가능한 소비단계에서만 논란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

이미 때는 늦는다. 사실상 피해자인 소셜커머스업체들은 인지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는다. 손가락질은 온몸으로 감내해야 한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우물을 흐려놓는 상황이다.

공급자와 판매업자간의 신뢰와 최소한의 상도덕이 이 정도로 망가질 것으로 예측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셜커머스 짝퉁을 근절하자는 취지로 '소비자보호 자율준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쿠팡, 티켓몬스터, 그루폰, 위메이크프라이스 등 소셜 업체와 협약을 체결했다. 판매 물품이 위조품으로 판명되면 구매가에 10%의 가산금을 얹어 환불하는 보상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방심하는 사이 회복이 불가능한 수중의 유무형적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고작 제품 몇 개 매출을 올려 보겠다고 짝퉁에 사활을 거는 무모한 도박은 없다는 의미다. 그런 면에서 소셜커머스에 짝퉁을 납품한 수입업체는 사실상 '살인미수'를 저지른 것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규모는 1조원에 달했다. 성장세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부는 국내에서 쌓은 노하우를 살려 해외에 진출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독버섯'과 같은 일부 유통업체들의 비양심적 행태가 이를 훼방하는 모습이 연출돼서는 곤란하다.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내가 피해자다"라며 투정부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스스로 감별능력을 키워야 한다.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한 순간이다. 결코 돌이킬 수 없다. 사후 대책이 아닌 전문인력 보강 등 선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내부적으로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소셜커머스의 존재이유는 소비자에게 '양질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두 가지 내용의 '교집합'이다. 훼손돼서는 안될, 반드시 지켜야 할 최우선 가치다.

컨슈머타임스 문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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